<환시,조선사 '인도지연ㆍ수주절벽' 주목…"언와인딩 경계">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정선영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이 부진한 조선업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빅3' 조선사의 계약취소와 인도지연, 수주절벽 상황이 이어지면서 달러-원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호황기에 조선사는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부추기는 주요 세력이었다.대규모 수주를 통해 서울환시에 달러를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
최근들어서는 내다 팔 달러가 줄어들면서 존재감이 약해졌다. 오히려 잇따른 계약취소로 선물환을 언와인딩해야 할 국면으로 돌아섰다. 그나마 달러를 사들이는 경우가 더 많은 상황이 됐다. 남은 수주 물량을 건조하기 위한 자재 등을 구매하려는 용도로 조선사도 달러 사자에 들어 간다.
31일 조선업계와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등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총 64기, 650억 달러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낸 주범인 해양플랜트 수주 물량 가운데 악성 물량은 상당 부분 털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형 발주사들의 계약취소 및 인도지연 요청 가능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침체의 그늘이 워닉 깊은 탓이다.
특히 올해 안에 인도가 예정된 대규모 시추설비 상당수가 경기 상황에 따라 계약취소나 인도지연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대우조선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드릴십 9기를 잔고로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넘기는 물량은 3기 정도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대부분이 올해 안에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발주사의 인도 지연 요청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하반기 인도 예정이던 드릴십 5기 가운데 1기의 계약이 취소되고, 4기는 2017년으로 인도 시기가 연장됐다.
현대중공업은 1기의 반잠수식시추선(semi-Rig)을 작년 하반기에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건조가 지연되면서 넘기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인도하지 못할 경우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빅3 조선사의 계약취소 시추설비 규모는 23억1천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조선사가 입은 손실만도 6억8천만 달러에 달했다.
최근 대우조선은 프랑스의 테크닙 컨소시엄을 통해 수주한 원유생산용 해양플랫폼 계약을 취소당할 위기를 맞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대우조선이 수주한 금액은 2억 달러 정도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글로벌 오일메이저인 셸(Shell Gas& Power Developments B.V.)사로부터 호주 브라우즈 가스전에 투입할 예정인 47억 달러 규모의 FLNG를 수주했는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전에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호주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가 브라우즈 가스전 프로젝트를 철회하기로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빅3 조선사들의 수주절벽 상황은 점점 더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올해 수주한 선박은 전무한 실정이다. 그나마 현대중공업만 정유운반선(PC선) 2척을 수주해 체면치레를 했다.
서울환시에서 조선사들의 달러 매도도 자취를 감췄다. 인도지연 등으로 대금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런 상황은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달러 매수 주체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계약취소와 인도연기 등으로 달러 매도 물량이 줄면서 선물환 언와인딩 관련 달러 수요와 해외 원자재 구매에 따른 결제수요 등이 우위를 보여서다.
계약취소나 인도연기 금액 등이 크지 않아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미풍에 그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시추설비와 달리 생산설비는 진행 단계별로 정산이 이뤄져 그동안 약 80%에 가까운 금액에 대한 정산이 마무리됐다"며 "현 단계에서 진행을 멈춘다면 선물환 매도 헤지는 없고, 그동안 받은 금액도 자재 구매를 빼고 헤지하는 만큼 달러 매수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47억 달러 규모의 FLNG 프로젝트 계약을 취소당할 것으로 보이는 삼성중공업도 "선수금 유입 없이 초기 설계계약만 진행되면서 선물환 헤지 수요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환시의 한 참가자는 "인도를 연기할 경우 스팟 물량은 없고, 선물환의 만기를 연장하면서 스와프 시장에서 셀을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약취소와 인도연기가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에 적잖은 영향을 줄 개연성은 여전하다.
서울환시의 한 참가자는 "선박을 인도하지 못하거나 수주가 취소될 경우 반대거래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반 토막이 나면서 발주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계약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 "공정률이 70~80%에 달하는 경우도 발주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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