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한달새 100원 떨어졌지만 당국 잠잠한 까닭>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초 급등분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방향을 튼 가운데 외환당국의 대응 방식이 이전과는 현저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2월19일 고강도의 공동개입으로 환율 상승에 브레이크를 걸었으나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에는 스무딩오퍼레이션만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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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달러-원 급등기와 급락기>
4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거래종합(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2월 2개월간 72.80원 급등했다. 달러화는 작년 연말 종가 1,172.50원에서 연고점 1,245.30원까지 치솟았다.
3월 이후 1개월간 달러화는 1,245.30원(2월29일 장중 연고점)에서 1,142.80원(4월1일 장중저점)까지 102.50원 추락했다.
속도로 본다면 2개월만에 72.80원 움직인 것에 비해 1개월만에 102.50원이 훨씬 급격했다.
급등기에 고강도 대응에 나섰던 외환당국은 1개월간 폭락에 가까운 환율 흐름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외환당국의 실개입 강도도 환율 상승기와 달라졌다. 하루 20억달러 이상의 달러 매도개입을 퍼붓던 외환당국이 매수개입은 스무딩오퍼레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이 R비드(천만달러 이상)를 하단에 대기시켜 놓음으로써 개입 경계심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벨을 끌어올리는 식의 개입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외환당국의 운신의 폭을 좁힌 요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배경으로는 다음주 12일 유일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의 해외출장이 거론되고 있다. 유 부총리는 오는 12일 뉴욕에서 한국경제설명회(IR)을 열고, 해외투자자들에 한국의 경제현황과 정책방향 등을 소개한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춘계회의도 오는 14~16일로 임박해 있고, 미국 재무부의 상반기 환율보고서도 4월중 나올 예정이다.
이런 시점에 소위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을 따라가는 환율에 손을 대기는 어렵다. 지난달 달러-원 환율 급락은 원화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기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기조가 약화된데 따른 흐름이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설 경우 자칫 '자국통화 약세 유도'로 비난받을 여지가 있다. 상반기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까지 앞둔 상황에서 굳이 환율조작국이라는 지적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판단도 한 몫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급도 한 몫했다. 올해 환율 급등기와 급락기의 차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외국인 수급이다. 연초 프랭클린 템플턴이 채권자금을 인출해 나가면서 외국인 자금이탈이 큰 화두가 된 바 있다. 그러나 환율 급락기의 수급은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과 호주 등 일부 중앙은행의 채권자금 유입 등이 수반됐다. 외국인 수급이 뒷받침되면서 외환당국이 움직일 명분이 약해진 셈이다.
외환당국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유일호 부총리의 환시에 대한 느긋한 발언도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달러-원 하락 속도가 그렇게 가파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당시 유 부총리는 환율 상승속도와 하락속도를 비교하면 가파르지 않다며 환율 움직임에 주시하고 있다고만 강조했다. 달러-원 환율 장중 저점이 1,153.60원으로 연고점 대비 91.60원 떨어졌을 때였다.
유 부총리의 발언 수위는 지난달 31일이 돼서야 다소 높아졌다. 그는 "제일 걱정하는 것은 급격한 변동이고, 불과 한달 전과 다른 이야기가 외환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다"면서 "이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의미이여,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이 100원 정도 떨어진 시점이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달러-원 환율은 원화 펀더멘털로 보면 원화가 강세를 보일 이유가 별로 없는데 글로벌 달러 약세에 발맞추면서 급락한 것"이라며 "한달 만에 100원 빠진 걸 보면 하루 10원넘게 정도 빠져도 당국이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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