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에 外人 원화예금 '뚝'…배당 역송금 영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 등에 대한 투자 용도로 사용하는 원화 예금이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원화가 대체로 약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 재투자 등을 위해 원화로 묶어둘 이유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에서는 4월 배당금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재투자 등을 위한 외국인의 원화 보유 유인이 줄어든 만큼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이전보다 활발히 유입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원화 보유 유인 감소…투자전용 원화 계정 '뚝'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1월 비거주자의 원화예금 잔액(평잔)은 8조2천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거주자 원화예금은 대부분 외국인이 국내 주식 및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를 위해 사용하는 투자전용 원화계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전용 원화계정은 주식 및 채권을 사려고 역외에서 달러를 들여와 원화로 환전한 자금이나, 유가증권을 팔고 받은 원화를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계좌다.
비거주자 원화예금 잔액은 지난 2014년 10월 14조4천억원 가량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 2014년말 13조4천억원 가량이던 잔액은 지난해 말에는 9조3천억원 가량으로 1년만에 4조원 이상 줄었다.
비거주자 원화예금 잔액은 올해 1월에도 1조1천억원 가량 감소하는 등 하락 추세가 지속됐다.
*그림1*
<비거주자 원화예금(적색선) 및 외환예금(황색선) 달러-원 환율, 자료: 한국은행>
비거주자의 원화예금 잔액이 대폭 감소하는 시기는 달러-원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달러-원의 월간 매매기준환율은 지난 2014년 6월 1,019원선 부근을 바닥으로 가파르게 올라 지난 1월에는 1,202원가량을 기록했다.
원화 약세 현상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외국인이 원화계정에 돈을 묶어둘 유인이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지난 2014년 정도를 기점으로 이른바 역외 리얼머니를 중심으로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월 배당 시즌 역송금 영향 확대 가능성
외국인 원화예금 감소 추세로 이번주 후반부터 본격화할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의 영향이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외국인 주주들은 배당금을 받으면 외화로 환전해 빼내가거나, 원화 계좌에 보유했다가 재투자할 수 있다.
원화 보유 유인이 떨어졌다면, 배당금을 원화로 묵혀두기보다 곧바로 환전해 나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의 원화 예금 추이를 보면 예수금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보여 배당금 중 상당 부분이 환전 수요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은 한 관계자는 "원화계정에 들어 있는 돈은 일종의 아이들 머니(idle money)로 볼 수 있다"며 "원화예금이 줄었다는 것은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에 재투자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빠르게 결정하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8일 현대자동차가 3천500억원 가량의 외국인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11일에는 포스코와 삼성전자가 총 1조5천억원 가량을 지급하는 등 배당금 시즌이 본격화한다.
jwoh@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