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의 국제금융 전망대> 갑작스런 엔고가 주는 시사점
(서울=연합인포맥스) 엔화 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작년 6월 1달러당 125엔까지 추락했던 엔화는 최근 107엔까지 급등했다. 10개월만에 14% 이상 엔화 가치가 오른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75엔까지 올랐던 상황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최근 엔화의 상승세는 현장의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가파른 것이다. 일본 외환당국의 끊임없는 돈풀기로 계속됐던 엔저시대가 이제는 막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엔저 때문에 시름을 앓던 우리 경제계엔 반가운 소식이다.
*그림*
<중기적 추세선이 무너진 달러-엔의 주봉차트.>
엔화가치가 오르는 요인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따른 반작용이 핵심적 이유다. 미국이 금리인상 횟수를 줄이겠다고 하면서 달러약세가 진행되다 보니 달러와 거래되는 엔화가 자동으로 상승세를 타게 됐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환경이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인 엔화로 매수가 몰리고 있는 점이 두번째 이유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더디고, 저금리와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한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독일 국채와 미국 국채, 일본 엔화, 금 등이 그러한 자산이다.
세번째 이유는 엔고 현상을 막을 카드가 일본 정부에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등 써먹을 수 있는 정책은 이미 거의 다 나왔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현재 마이너스로 떨어져 있고, 더이상 중앙은행이 매입할 자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일본 외환당국이 시장에 직접 개입해 환율을 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전망이다. 이번 주말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예정돼 있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도 발표가 임박해 있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이 엔화 강세에 마음껏 베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이슈가 지속되는 5월까지 엔화 강세가 기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하지만 엔고가 계속될 경우 자칫 아베노믹스 전체가 좌초할 수 있다. 결국 일본 정부 입장에선 더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재개할 수 밖에 없는 쪽으로 몰리게 될 것이다. 무작정 돈을 풀어 경기를 띄우려던 아베노믹스가 엔고라는 뜻밖의 역풍으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은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