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달러' 추세의 힘…환시서 효력 떨어진 '롱'재료>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약 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130원대로 떨어지면서 달러 약세의 힘이 확인되고 있다.
달러가 약세로 방향을 잡은 이후에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의 통화완화정책, 산유량 동결 합의 실패 등 달러-원 환율의 상승을 자극할 만한 재료들의 영향이 극히 제한되는 현상이 반복되는 중이다.
미국 지표 호조 등으로 달러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달러화도 하락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불안재료 수명은 길어야 하루…방향타는 '弱 달러'
21일 외환시장참가자들에 따르면 지난 1월말 99.552에 연중 고점을 기록했던 글로벌달러 인덱스는 이날 지난 11일에는 연저점인 93.955로 떨어질 정도로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달러화도 1,200원선 부근에서 전일에는 연저점인 1,128.30원까지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초 이후 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는 2월 중순께 국내 채권 이탈 회수 여파로 달러인덱스와 다소 괴리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3월부터는 재차 밀접한 연관을 보이는 중이다.
특히 달러 인덱스가 하락 추세를 굳힌 이후에는 각종 불안재료에 대한 달러화의 반등도 극히 제한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MAS의 통화완화정책이나 주말 산유국 감산 합의 실패, 전일 중국 증시 급락 등에 대한 반응은 단기에 그쳤다.
지난 MAS가 예상을 깨고 완화책을 내놓자 당일 달러화가 전장대비 11원가량 급등했지만, 다음날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지난 18일에는 산유국 감산 실패로 달러화가 4원 올랐지만, 다음날에는 14원가량 폭락하며 1,130원대로 내렸다.
전일에도 장중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4.5% 이상 급락하는 등 불안했지만, 달러화는 종가 기준으로 하락세를 유지했다.
이날도 달러화는 오후 2시20분 현재 1,130원대 초중반 수준에서 하락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기대가 굳어진 데다 중국 리스크도 완화된 이후에는 다른 재료들은 단기적으로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롱플레이가 나왔다가도 곧바로 손절매도 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弱달러 추세 반등 없다면 달러-원도 '아래로'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추세의 변화가 없다면 달러화의 하락 시도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어지는 점과 국내에서도 단기간에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화의 하락세를 돌려세울 요인이 마땅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 1,130원대에서 수급 공방이 있어지고 있지만, 매수 보다는 매도 쪽이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달러화가 전저점인 1,120원선까지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전일부터 달러화의 장중 지지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역외 쪽에서는 달러 매도 움직임이 여전히 우위다"며 "미국의 견제에 따른 외환당국 매수 개입 제약과 국내 증시로의 꾸준한 자금 유입도 감안하면 1,120원선까지는 숏심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완화적인 발언을 내놓거나, 다음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회의에서 적극적인 부양책이 나오면 달러 약세가 제한되면서 달러화도 반등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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