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D' 포위망에 갇힌 엔화…강세 지속 전망<日經>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 보류 여파로 급등한 일본 엔화가 미국(America)과 영국(Britain), 중국(China), 독일(Deutschland)발 이슈, 이른바 'ABCD 포위망'에 갇혀 강세 흐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9일 "최근 엔화 상승은 지난달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보류한 것이 발단이지만, 일본은행의 결정만이 엔화 강세 요인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여러 외부 요인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 부진과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가 엔화 강세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연율 0.5%에 그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커졌고, 달러를 매수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퍼졌다.
여기에다 미국 재무부가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일본을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해 엔화 매수세가 확대됐다.
신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준을 위해 의회의 불만을 진정시키는 것이 (관찰 대상 리스트 작성의) 목적이라고 보이지만, 일본의 엔화 매도 개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인식으로 엔화 매수 압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점도 변수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가 예전부터 일본을 환율 조작국으로 비판해온 데다 지난 5일 한 인터뷰에서 미국 조기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뜻을 밝혔다며, 트럼프의 존재감이 커질 경우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매수·엔화 매도에 나서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MBC닛코증권은 현재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우위를 점치는 쪽이 많지만, 클린턴 후보도 민주당 내 인기 하락 등과 같은 몇 가지 위험 요인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생' 가능성을 준비할 필요는 있다고 권고했다.
영국의 경우 내달 23일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브렉시트 이슈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 회피 분위기가 확산되면 엔화 매수세가 불가피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위험 선호 분위기에 편승해 실행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문은 "영국의 여론이 거의 양분되고 있는 상황이라 결과를 알 수 없다"며 "영국의 EU 탈퇴 문제는 엔화 매도를 어렵게 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기둔화 가능성도 엔화 강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문은 "지난 3일 발표된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 여파로 미국 주가가 하락했다"며 "중국 등 신흥국 경제 둔화는 유가에 재차 하락 압력을 가하는 등 시장의 리스크 회피 분위기를 확대시킨다"고 전했다.
중국의 4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4로 예상치(49.8)와 전월치(49.7)를 모두 밑돌았다. 지수는 14개월째 기준선인 50을 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니혼게이자이는 독일이 재정지출 확대 정책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는 점도 변수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세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진국들의 재정지출 확대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뒤로 빠진 채 일본만 재정지출 확대에 나설 경우 통화 강세 부담을 혼자 떠맡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같은 시장의 지적은) '먼델 플레밍 모델'에 근거하는 견해로, 일본과 같은 변동환율제도 하에서는 재정지출 확대를 위한 국채 발행 확대가 장기금리 상승을 통해 자국통화 강세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일본의 '독무대(재정지출 확대)'에 의한 엔화 강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협조해 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나 상황이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는 "'ABCD'라는 4개의 방향에서 오는 엔화 강세 압력으로 일본 주가와 실물경제에 당분간 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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