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환율보고서로 본 외환당국 개입 여력은>
(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통해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계량적 기준을 제시하면서 정부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여력은 얼마나 될지에 서울 외환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재무부는 '환율조작국(심층분석대상)'으로 의심할 만한 요건으로 대미 흑자와 경상흑자 규모, 지속적인 일방향 시장개입 등을 제시했다.
이 중 일방향 시장개입은 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 규모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고 분석 기간 12개월 중 8개월 이상 순매수일 경우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흑자가 기준을 넘어선 상태지만 일방향 시장개입 요건은 충족하지 않아 다행스럽게도 환율조작국이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연간 GDP(약 1천560조원)의 2%는 270억달러 정도다.
10월에 발표되는 환율보고서의 분석 기간인 지난해 7월부터 오는 6월까지 당국의 달러 순매수가 270억달러를 넘지 않아야 심층분석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260억달러를 매도했기 때문에 이 기간이 포함된다면 매수 개입할 여유는 있는 셈이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11일 "미국이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가 가변적"이라며 "어느 기간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순매수가 GDP의 2%를 넘지 않도록 당국이 평잔을 보수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당국이 짧게 하는 양방향 스무딩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환율보고서 분석기간은 지난해 1~12월이었지만 미 재무부는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이 있었던 올해 초 수치까지 포함해 분석했다.
당국이 전날처럼 달러-원이 조금만 올라도 매도성 스무딩에 나서며 매수 개입의 여력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자주 포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당국이 트레이딩을 한다는 비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관찰대상국 지정으로 달러 강세에 대한 부담을 드러낸 만큼 앞으로 계량요건을 강화해 나가면서 위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이 요건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것도 미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실제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무역상대국들을 계속 긴장하게 할 수도 있다"고 봤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면서 미국의 환율정책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 설득도 필요하다"며 "달러-원 환율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때 불가피한 시장 개입의 필요성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의 계량 기준과 관련해 "일단은 좀 지켜보려고 한다"며 보고서와 상관없이 환율 쏠림을 막는다는 기존의 외환 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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