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압박에 서울환시 손익계산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은행권 성과연봉제 도입과 확산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서울외환시장 외환딜러들도 손익 계산에 나섰다.
서울환시의 외환딜러들은 12일 정확한 정량평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들·백오피스의 평가 기준, 노조와 정부간 의견 차, 그리고 은행원으로서 은행 전체 형평성 등을 들면서 합리적 보상 체계가 현실화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은행 내에서도 부서간 입장차가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이미 금융위원회가 성과평가와 보상체계를 확립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고 IBK기업은행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은행권의 인사 및 급여·평가 체제에 일대 변화가 예고됐다.
상당수 은행 노조가 반대하는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악의 경우 오는 9월 총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꾸리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딜링룸의 경우 다른 영업점 및 부서와 달리 특수한 평가 체계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특히 정량적 평가 부분은 딜러들에겐 이미 익숙한 방식이다. 프론트 데스크의 경우 딜러들은 채권, 외환, 파생상품 등을 직접 거래하면서 자신의 포지션에 따른 이익과 손해에 보상과 책임을 진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딜러들은 자신의 포지션에 따라 이익을 보거나 책임을 지는게 익숙해 정량적 평가에 대해서는 크게 손해 볼게 없다"며 "딜러들 입장에선 노조가 말하는 성과연봉제의 '피해'에 대해 다소 비켜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딜링룸 관계자는 "그간 시장 관행에 따라 딜러 본인의 역량에 따른 다른 보상을 하는 딜링룸이 많았다"며 "이미 증권사는 '인센티브' 형식으로 성과 중심의 보상이 잘 돼 있다. 은행권은 미진하긴 하지만 성과에 따른 보상을 하려는 시도들은 계속 있어왔다"고 말했다.
물론 새로운 제도 도입을 앞두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미들오피스와 백오피스 직원들에 대한 정량적 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 기준도 애매하고 개개인 딜러들의 실질적 보상 체계가 합리적으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백오피스와 미들 오피스의 경우 다른 업무를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지원부서로 실질적으로 수익이 나는 부서가 아니다. 이 경우 대부분 팀장급 직원들의 개인 평가에 따른 정성 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미들 오피스는 리스크 관리, 컴플라이언스, 한도관리, 유동성 관리 및 딜러들의 평가 측정 등 업무 처리를 한다. 백오피스는 거래 이후 거래 사후 거래확인, 회계처리, 결제 및 자금이체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로컬 은행들의 시각은 주로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일부 딜러들이 많이 벌었다고 연봉을 크게 더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실질적으로도 은행 내에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서는 몇 개 없다. 백오피스와 미들오피스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정부와 회사, 회사와 노조 간 입장차이도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딜러들도 조직원의 일부로서 제도 도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한다.
D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정량적으로 제대로 평가한다면 딜러들 입장에서는 평가받기가 수월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관련 제도 도입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고 정부와 노조 입장이 달라 성과연봉제가 향후 어떤 형식으로 도입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각 은행별로 3년 이하 직원들에 대해서는 평가 유예기간을 두거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성과급 유무와 보상 차이가 나는 등 각기 다른 방침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고성과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B은행 딜링룸 관계자는 "보통 부서 전체나 팀별 퍼포먼스에 따라 격려금 형태로 주는 것을 제도화하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은행 전체 이익을 놓고 그 안에 딜링룸 파트가 수익 창출에 기여를 많이 했다면 딜링룸이 가져가는 전체 성과급의 백분율이 다른 영업점보다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팀 안에서도 딜러간 역량이 차이가 날 경우 팀에 분배된 성과급 전체 파이에서 부서장 등 관리자들이 정성 평가를 통해 고성과자에게 차등 지급할 수 있다"며 "은행 전체 수익이 나쁜데 딜링룸이 더 벌었다 해서 그들만 성과급을 더 주는 문화는 아닌 셈"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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