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넘치는데 환율 너무 올랐나…역외도 '휴식'>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주요 저항선인 달러화 1,180원선을 앞두고 지난 4월말 기준으로 거주자의 달러 예금이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오는 등 대기 달러 매물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의 급등 등 대외 여건도 개선되면서 그동안 줄기차게 달러 매수에 나섰던 역외 세력도 일부 포지션을 되돌리는 등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내 자금 흐름 여건에 비해 달러화가 급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면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사상 최대 외화예금…역외 롱플레이도 '주춤'
17일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오전 11시25분 전일보다 7.00원 하락한 1,172.80원에 거래됐다.
달러화가 5월초 1,130원대에서 전일 1,180원선을 일시적으로 넘어설 정도로 숨가쁘게 올랐던 데서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5월초 호주중앙은행(RBA)의 기습적인 금리 인하 이후 줄기차게 달러 매수로 대응해온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도 이날은 한발 물러섰다.
아시아계 기관투자자 등 단기 성격이 짙은 일부 역외 세력은 달러 매도로 돌아서며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화가 급반등하는 동안 역외 세력의 달러 매수를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꾸준히 흡수해 온 데다, 대기 중인 달러 매도 물량이 탄탄한 점이 확인됐다.
한국은행의 4월말 거주자 외화예금 통계를 보면 지난달 달러 예금은 약 517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자금 예치와 수출업체의 달러 보유가 늘면서 4월에도 약 34억달러 가량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달러-원이 낮은 상황에서 원화 자금이 시급하지 않으면 보유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유보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출업체들이 낮은 레벨에서 달러를 팔지 않고 달러화의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5월들어 역외 매수에 맞서 네고 물량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역외가 롱플레이를 지속했지만, 연초와 같이 자본유출 등 역내에서 달러가 빠져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화가 지속 상승하는 흐름은 어색했다"고 지적했다.
◇대외 '롱' 재료도 반전…조정 국면 돌입
대규모 달러 예금에 따른 네고 물량 부담이 커진 가운데 함께 대외 달러화 상승 재료도 약화됐다.
먼저 5월들어 달러화 급등을 촉발했던 RBA의 금리 인하 이슈가 완화됐다. 이날 공개된 RBA의 5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는 금리 인하 전 추가 정보를 더 기다리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오는 등 추가 인하 경계심은 완화됐다.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RBA 의사록을 확인하고 급등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도 이날 달러-위안(CNY) 거래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143위안 내린 6.5200위안에 고시하는 등 최근 강화된 위안화 약세 베팅을 다잡는 중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아시아 시간대에서 배럴당 48달러선도 넘어서는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개선됐다.
이에따라 달러화의 상승세가 조정받을 것이란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가 지속적으로 롱플레이를 이어가지 않는다면 달러화가 점차 하락할 수 있는 레벨"이라고 진단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호주 의사록과 중국 위안화 절상 등 달러 매수 재료들이 갑자기 소멸되는 양상이다"며 "아직 역외가 대규모로 달러를 파는 상황은 아니지만 롱 재료가 마땅치 않다"고 했다.
다만 오는 18일(미국시간) 공개되는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을 앞두고 역외가 본격적으로 달러 매도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D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감안하면 FOMC 의사록이 매파적으로 해석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달러 강세 추세를 보고 달러화 반락시 매수 스탠스를 유지하는 세력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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