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원-위안 직거래 '시동'…원화 국제화 초석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청산은행에 이어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상하이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역외에서 원화가 거래되는 첫 사례여서 향후 원화 국제화에 상하이 원-위안 직거래가 초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PBOC) 산하의 외환거래센터(CFETS)는 지난 21일 상하이 원-위안 직거래시장의 마켓메이커 14곳을 선정했다.
앞서 청산은행이 선정된데 이어 시장조성자 선정 작업도 완료되면서 상하이 원-위안 시장 개장을 위한 준비는 끝난 셈이다.
상하이 원-위안 직거래는 역외에서의 원화 자본거래 첫 사례다. 그동안 역외에서 원화 자본거래의 경우 국내 외국환거래규정 상 제약으로 차액결제선물환(NDF) 형태로만 거래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에서 위안화와 원화의 은행 간 거래를 신고 없이 가능하도록 해 상하이 원-위안 시장에서는 자유로운 거래가 이뤄지도록 했다.
서울외환시장 외환딜러들은 상하이의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원화 국제화의 첫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원화가 역외에서 거래되는 것뿐만 아니라, 시장 조성을 통해 외환제도의 변경, 인프라 구축 등의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위안화의 경우 이미 글로벌 은행 간 거래에서 주요 결제통화로 자리 잡은 만큼 상하이 원-위안 직거래를 통해 실제 역외에서의 원화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위안화의 국제결제비중은 1.82%로 6위를 나타냈다. 미국 달러가 41.92%로 1위, 유로화가 30.69%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미국 달러와 유로화, 영국 파운드, 엔화 등 4개 주요 통화의 국제결제비중이 84.25%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안화의 결제 비중은 지역 통화 중에서는 최고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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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은행의 외환딜러는 "위안화의 경우 이미 수요가 국제적으로 확인됐고, 은행 간 거래에서도 꾸준히 통용되는 중"이라며 "상하이의 원화 거래는 이에 대응한 원화 수요와 더불어 향후 역외 거래에 대비한 제도, 인프라 구축 등을 경험할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 국제화가 상하이에서 처음 시작되는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우리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 실패 과정에서 나타난 대로 원화의 완전한 국제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MSCI가 우리 증시의 선진시장 지수 편입의 걸림돌로 원화의 환전성 부족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MSCI는 원화가 역외에서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이유로 MSCI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MSCI의 선진지수 편입 관찰대상국 제외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MSCI는 원화의 역외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단기적으로 추진하기 곤란한 과제"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입 비중이 높은 경제 특성상 외환시장 안전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B은행의 외환딜러는 "원화가 역내외에서 24시간 동안 자유롭게 거래될 경우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우며, 외환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외환 당국이 유지하는 것 같다"며 "물론 원화 국제화가 장기적으로 가야 할 방향이지만, MSCI 선진지수 편입 과정 등을 짚어보면 그 속도는 매우 점진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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