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변한 템플턴 원화 던졌다…1,200원에 11조 이상 '매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원화 자산 투자로 정평이 난 프랭클린템플턴이 원화 매도로 스탠스를 급격히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템플턴은 올해 초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당시 1,200원 선 위에서 원화를 최소 11조 원(90억 달러) 이상 매도했다. 원화 약세 베팅으로 급선회한 셈이다.
템플턴은 또 원화 관련 선물환 거래에서 주로 6개월~1년 등 중장기 물을 선호하던 데서 1~3개월물 등 단기 물로 주로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템플턴이 고시한 2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를 보면 선물환 거래 시 기존 원화 매수에서 올해 초에는 공격적인 원화 매도포지션으로 급선회한 점이 확인된다.
대표적인 원화 자산 투자 펀드인 미국 소재 '글로벌 본드 펀드'는 2월 말 이후 만기가 남은 총 24건의 원화 관련 선물환 거래를 보고했다.
이 중 원화 매도-달러 매수(달러-원 롱) 거래는 총 17건으로, 원화 매도 규모는 총 9조9천500억 원에 달했다. 달러 기준으로 82억 달러가량이다.
해당 거래는 모두 달러화 1,200원에서 1,237원 선 사이에서 체결됐다. 올해 2월 중순 이후 달러화가 1,245선 부근까지 급등하는 과정에서 해당 펀드가 대대적인 달러 매수를 단행했다는 의미다.
펀드는 지난해 8월 말 기준으로 작성됐던 연차보고서에서는 7건 총 3조5천억 원 가량의 원화 매수-엔화 매도(엔-원 숏)포지션만 보고했던바 있다.
2월 말 보고서를 보면 펀드는 해당 엔-원 포지션은 전액 만기를 연장하며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
연초 달러화 1,200원대에서만 10조 원에 육박하는 원화 매도(달러 매수) 거래를 신규로 단행했던 셈이다. 이 펀드는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씨티은행을 창구로 활용했다.
또 신규 체결된 원화 매도 선물환 계약의 만기는 올해 3~5월에 분포해 1~3개월 만기의 단기 선물환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펀드의 지난해 엔-원 숏포지션 거래에서 주로 만기 6개월에서 1년 등 중장기 물을 사용하던 것과 달라진 패턴이다.
원화 관련 투자가 활발한 또 다른 펀드인 '글로벌 토털 리턴 펀드'에서도 달러화 1,200원대 대규모 원화 매도 거래가 포착됐다.
해당 펀드는 지난해 8월 말 연차보고서에도 보고됐던 원화 관련 거래를 제외하고, 2월 말 기준으로 총 19건의 신규 원화 관련 선물환 거래를 보고했는데, 모두 원화 매도 거래였다.
신규 원화 매도 규모는 총 1조 원(약 8억4천만 달러) 가량을 기록했다. 해당 신규 거래의 환율 역시 1,200원대에서 발생했다. 이 펀드는 HSBC와 씨티 외에 도이치은행과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펀드 역시 신규 거래의 만기는 올해 3~5월에 집중됐다.
미국 소재 템플턴 산하 두 펀드에서만 달러화 1,200원대에서 11조 원(약 90억 달러) 이상이 원화 매도 거래가 단행된 셈이다.
룩셈부르크 소재 펀드 등 템플턴 내부의 다른 펀드들도 기존의 원화 매수 거래의 반대 거래를 단행하거나, 원화 매도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템플턴의 총 달러 매수 규모는 1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을 수 있다.
룩셈부르크 소재 템플턴의 각종 펀드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연차보고서상에는 총 1조2천억 원 가량의 원화 매수 선물환 거래가 보고됐다.
지난 2월 달러화 급등기에 미국 소재 템플턴 펀드들이 일제히 원화 매도-달러 매수 거래를 집중했던 만큼 룩셈부르크 소재 펀드들도 유사한 거래를 단행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2월 중 일부 은행 창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유입됐던 역외 달러 매수의 실체가 결국 템플턴이었다"며 "기존의 원화 강세 전망이 확연히 뒤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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