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동산펀드 환매중단 '일파만파'…금융위기 악몽 재연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영국 부동산 펀드들이 잇따라 환매를 중단하자 금융위기 악몽을 떠올린 투자자들은 사태의 충격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부동산 회사들의 레버리지가 적다는 점에서 리먼 사태 때와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이나 개인 부동산 가격에까지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아비바 인베스터스 부동산펀드와 M&G 인베스트먼츠는 각각 18억 파운드, 44억 파운드 규모의 부동산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4일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도 29억 파운드의 부동산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다.
브렉시트로 영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급격히 확대되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펀드들이 환매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같은 환매 중단 사태가 부동산 펀드런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당시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펀드 매니저는 "지금은 리먼브러더스 모멘트(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점)가 아니다"고 말했다.
영국 은행권이 2008년보다 더 탄탄한 자본을 갖추고 있고, 부동산 업체들의 부채도 과거보다 낮다는 이유에서다.
누미스증권의 로버트 던컨 애널리스트는 "상장업체 기준으로 볼 때 당시 부동산 업체의 레버리지는 약 45%였으나 지금은 20% 중반에서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의 제임스 베컴 런던 투자 헤드는 낮은 공실률이 부동산 수요 감소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컴 헤드는 "런던 부동산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글로벌화돼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층이 다양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역사적으로 낮은 시중 금리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차별된다고 덧붙였다.
제프리스의 마이크 프루 애널리스트도 "올해 (부동산 환매 사태가 잇따랐던) 2007년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어도 (금융위기가 확산됐던) 2008년 상황이 재연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FT는 그러나 개방형 부동산 펀드의 영국 상업용 부동산 점유율이 2007년 2%에서 현재 5%로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금리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린 영향이다.
매체는 펀드 규모 확대로 인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펀드들이 브렉시트 이후 자신들이 보유한 자산 가치를 약 5% 상각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부동산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런던 소재 투자은행인 리베럼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10% 하락할 가능성을 이미 반영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약 75%에 달하는 중소기업들이 상업용 부동산을 은행 대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가치 급락시 중소기업들이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 부동산 가격이 타격을 입을지 여부도 중요하다.
가디언은 일부 부동산 펀드 환매 중단이 개인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아직 불확실하다면서도 시장의 심리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영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개방형 펀드의 행태가 다른 시장의 조정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jhmoo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