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드러낸 외환당국…'최상목 구두개입'의 막전막후>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외환당국이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월 공식 구두개입 이후 5개월여 만에 나온 기획재정부의 구두개입 성격의 발언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기재부는 빠르게 하락하는 달러-원 환율에 충격 요법으로 방향성을 돌리기보다, 원화 절상 속도를 제어하려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했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지난 2일 오전 11시 20분 기자실에 들러 최근 경제현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엔화 등 대부분의 주요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원화의 절상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외환시장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과다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시장 안정조치를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외환당국 발언은 구두개입에 준하는 효과를 냈다.
공식 구두개입은 아니었지만 당국의 강한 의지를 담은 코멘트였다. 최 차관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단호한 어조로 또박또박 읽어나갔다.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의도된 시점에 급작스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개입성 발언은 최 차관이 기자실을 떠나고도 두 시간 이상 흐른, 오후 2시 30분에 엠바고 기사로 표출됐다.
엠바고(embargo)는 일정시점까지 보도하지 말자는 기자들간의 약속으로, 기재부는 이런 사정을 알고서도 개입성 발언 보도가 늦춰지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보도 시점에 상관없이 원화 절상 속도에 대한 외환당국의 우려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구두개입 효과를 극대화하려 했다면 두 시간여에 달하는 시간적 여유를 두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기재부가 시장에 알리는 시간과 내용에 대해 한국은행과 사전조율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공식 구두개입으로 볼 수 없는 배경으로 분석됐다. 충격 요법을 주는 통상의 구두개입과는 여러모로 다른 형태인 셈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3일 "원화가 빠르게 절상되면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를 정리된 목소리로 시장에 전달하겠다는 의도였다"며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에 단기 충격을 줘서 환율을 급하게 끌어올리려는 시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전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은 당국 발언에 이은 개입성 달러 매수세에 힘입어 전일대비 2.00원 오른 1,1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어제 오후 달러-원은 달러-엔의 흐름과 다르게 반등했다"며 "시장이 숏으로 몰려있어, 1,100원 선 아래로도 하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개입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른은행의 딜러도 "흐름을 바꾸지 못했지만 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개입 타이밍이 잘못되면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에 높은 환율로 달러를 매도할 수 있는 기회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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