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은지점, 중개사에 특정 시스템 강요…당국은 팔짱>
  • 일시 : 2016-08-16 15:34:37
  • <외은지점, 중개사에 특정 시스템 강요…당국은 팔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해외투자은행 서울지점(외은지점)들이 국내 외국환중개사들에 거절하기 어려운 요구를 내놓으면서 중개사들이 고민에 휩싸였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금융위원회 등 외환당국은 외은지점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면서 국내 금융거래 정보 유출을 조장하고 있지만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해외투자은행들은 국내 중개사들을 대상으로 톰슨로이터의 백업 플랫폼인 TRTN(Thomson reuters Transaction notification)을 구매할 것을 요구했다.

    이 시스템은 종전의 RTNS(reuters transaction network service)의 이름이 변경된 것이다. TRTN 또는 RTNS는 스와프거래나 선도계약(NDF, DF) 등에서 거래 확정 내용을 자동으로 저장하는 프로그램이다. 브로커가 딜링이 이뤄진 내용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은행의 전산시스템에 입력되도록 만들어졌다.

    국내 중개사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외은지점들의 요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외은지점과 중개사는 FX거래에서 철저히 갑을관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일부 외은지점을 위해 새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기존의 전산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서 구축해놓았음에도 톰슨로이터의 시스템을 전면 사용하게 되면 백업 비용이 이중으로 장기간에 걸쳐 들어간다. 아울러 해외 업체들이 국내 FX시장의 거래 정보 백업 시스템을 독점하면서 거래 정보가 고스란히 전달될 우려도 있다.

    이미 국내 중개사들은 스와프거래 브로커리지 업무를 위해 자체적으로 전산 백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외은지점과는 일명 'DMZ'라는 중간 지대를 통해 거래 내용이 입력되는 방식으로 그동안 거래해왔다.

    그럼에도 외은지점들이 국내 중개사들에 새로운 시스템을 사라고 요구한 것은 거래내역 인풋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본점 차원에서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딜러들의 주문 데이터 입력의 오류를 관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초 해외시장에서 해외투자은행들은 거래 데이터를 관리하는데 FX는 톰슨로이터의 'RTNS'를, 스와프거래는 '마킷와이어'를 주로 이용해왔다. 국내 시장에서는 국내 중개사들이 자체 시스템으로 데이터 입력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해왔다. 이 경우 국내 중개사가 보낸 거래 데이터를 은행들이 따로 저장하게 된다. 하지만 외은지점들은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쉽게 관리하려고 RTNS 구입을 요구하는 이른바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RTNS를 갖추더라도 거래 정보는 딜러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개사는 수천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추가로 소요되지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고객사가 요구하는 특정 회사의 시스템을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비용을 절감하려다 자칫 '큰 손'으로 꼽히는 해외투자은행들과의 거래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한 중개사 관계자는 "중개사 입장에서는 고객사가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기를 원하는데 그 비용이 아끼겠다고 거절하기는 어렵다"며 "자칫 안한다고 했다가 거래가 끊기면 중개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국내 중개사들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요구사항일 것"이라며 "이미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는 시스템이 있는 만큼 외은지점별로 상이한 전산시스템에 바로 입력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체 시스템을 놔두고 해외 회사의 시스템을 무작정 사는 것은 국내 거래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데다 오류가 발생할시 바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외환당국은 관련 내용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한 당국 관계자는 "아직 들은 바 없다"며 "외국계 IB들의 요구 사항이 갑의 요청으로 비칠 수 있고, 반면 글로벌 스탠더드로 볼 부분도 있어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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