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딜링룸 탐방> 우리은행 박재성 차장
<※편집자 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브렉시트)로 초래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잦아들고 위험선호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달러-원 환율은 1,100선마저 뚫고 내려서면서 지난해 5월 1,090.1원(종가기준)을 찍은 이후 14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주저 앉았습니다.글로벌 유동성이 넘쳐난 결과입니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석된 가운데 주요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달러-원의 하락 재료만 더 쌓여가고 있습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매집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올랐습니다. 인포맥스는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의 외환딜링룸에서 일하는 '주포'들이 주요국의 돈풀기로 촉발된 환율 전쟁을 어떻게 진단하고 대응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우리은행이 외환시장에서 큰 산과 같은 존재로 계속 인식됐으면 좋겠다"
박재성 우리은행 차장은 지난 1년여간 딜링룸을 떠나 있어 모르는 게 많다고 겸손함을 보이면서도 딜러로서의 자부심과 내공은 여전했다.
지난 2009년부터 스와프와 달러-원 딜링 업무로 5년여 시간을 보냈던 그는 작년 7월 지점으로 떠났다 올해 7월 다시 딜링룸으로 돌아왔다.
적응이 필요한 시기라며 한 마디 말도 조심스러워 했지만 딜링에 대한 그의 철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적응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박재성 차장은 23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시장에 겸손하라'는 명제 속에서 시장과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외환 딜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도 시장의 추세가 자신이 생각과 다르다면 재빨리 포지션을 바꿀 수 있는 결단력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인내심도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길러진다고 믿는다.
박 차장은 "많은 거래를 통해 시장의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고자 하려는 것이 우리은행 딜링룸의 정체성"이라면서 "시장에 겸손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자기가 생각했던 것이 있다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수 있는 것도 시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림*
<다음은 박재성 차장과 일문일답>
--오랜만에 딜링룸으로 돌아온 소감은
▲과거 같이 딜을 했던 타 은행 사람들이 빠지고 새로운 딜러들이 일선에 나서면서 아직 그들의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했다. 거래량은 늘어났고 위안-원도 점차 활성화되는 등 비교적 역동적인 느낌이 든다. 물론 환율 변동성이 크면 시장 출렁임도 큰 탓에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수년 전보다 역동성이 있다고 느껴진다.
--어떤 변화가 가장 크게 느껴지나
▲글로벌 시장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미국이 장기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한국은 금리를 계속해 내리는 상황으로,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거의 근접해진 점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좀 더 활력을 주는 요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완화로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반대로 정상화 과정 중에 있다.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변동성은 더 커졌다.
--그런 변화에 직면했을 때 딜링의 주안점은
▲우선은 시장을 계속 잘 따라가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변동성이 크니까 시장을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관점(view)이 맞지 않으면 바로 바꿀 수 있는 판단력도 길러야 한다. 거꾸로 내 방향이 시장 추세를 따라간다고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인내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딜링 기술도 중요하지만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변동이 클 때 포지션을 다시금 바꾼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부분인데 심리적 측면이 중요하다.
'시장에 겸손하라'는 것이 대원칙, 대전제이다. 이에 더해 딜러들이 얼마나 빠르게 시장과 소통하느냐가 개개인의 능력이지 않을까 한다.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방향을 파악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시장과의 소통 방법은
▲정보에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브렉시트의 경우 시장 예상과 다른 결정이 났기에 변동성이 컸다. 그러나 이후에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터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얘기처럼 '시나리오별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하는 내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 변동이 있긴 했지만 웬만한 나라들이 브렉시트 시 어떻게 헤지(위험회피)할 것인지 대부분 모니터링하면서 생각하고 있었다. 정보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각 나라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고 파악할 수도 있다.
--최근 주목하는 지표는
▲달러-엔 환율이다. 달러-원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도 본다. 유가가 하락한다면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반면 유가가 상승한다면 반대다. 우리나라가 소규모 개방 경제인 점을 고려할 때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위안화도 조금씩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수출을 많이 하는 미국과 중국 지표들은 기본적으로 주시해야 한다.
--중장기 달러-원 환율 전망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은 한국 자산의 매력도가 신흥국 중에서도 안전자산으로 본다는 의미다. 그런 확신이 있다면 대외 불안감이나 변동성에 약간 비탄력적이어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브렉시트와 같은 불확실성이 주어질 때 과거 충격이 10이었다면 변동성이 6~7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의미로, 정부 측도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점,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 등이 선반영된 부분도 있지만 원화에 대한 시각 자체가 우호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변동성이 축소·완화될 때 강조되는 딜러의 역량은
▲그것과는 상관없이 자기 관점이 맞을 경우 인내하면서 수익을 실현하고 내 관점과 시장이 다르게 움직일 때 과감하게 인정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다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포지션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변동성에 좌우되기보다는 시장 흐름에 맞춰 수익을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은행 딜링룸만의 정체성은
▲다른 하우스보다 비교적 거래량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부터 어느 정도의 거래량을 유지하면서 손익 모니터링을 잘하는 스탠스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좋은 딜러의 조건은 손익 잘 관리하면서 거래가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거래를 통해 시장의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나의 거래가 때로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시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에 겸손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자기가 생각했던 것이 있다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수 있는 것도 많은 시장 거래를 통해 습득한 정보가 바탕이다.
--딜러로서 이루고자 하는 바는
▲우리은행이 외환시장에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로 계속해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 업계의 큰 산 같은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후배들이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높은 직위에 올라 그런 힘이 주어진다면 그렇게 키우고 싶고, 후배들 교육에도 힘쓰고 싶다.
wkpack@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