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에 돌변한 정부…한일 통화스와프 전격 제안>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백웅기 기자 = 정부가 27일 열린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전격적으로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한 논의를 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정부 고위당국자가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한 의제는 없다고 밝힌 지 불과 이틀만에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양자 간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가 외환시장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사전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불과 이틀만에 돌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역정보를 흘려 금융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줬다는 점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에 따른 효과와 긍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태도는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갖고 지난해 2월 중단된 양국 간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한 논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유 부총리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먼저 제안했고 일본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우리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 등에서 문제가 없다면서도 통화스와프가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고, 양국간 경제협력의 상징적 의미를 고려해 먼저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의 통화스와프 재개 논의를 위한 제안은 말 그대로 깜짝쇼였다.
지난 24일 아소 다로 재무상이 일본 언론에 "한국에서 먼저 제안하면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기획재정부 외환라인 관계자는 "일방이 제안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면서 일본 측의 반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외환당국 실무 책임자인 황건일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25일 열린 브리핑에서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통화스와프는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까지 밝혔다.
지난달 정부가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열린다고 사전에 밝혔을 때만 해도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에서는 양국 간 통화스와프 재개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웠다.
하지만 이틀전 정부가 논의 자체를 배제한다고 밝히자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에서는 정부의 입장을 고스란히 믿었다.
그랬던 정부의 입장이 이틀만에 완전히 바뀐 것이다.
정부가 깜짝쇼에 가까운 제안을 한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상당히 줄었다고 보고 있음에도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미국이 실제로 내달 금리를 올릴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있고, 가뜩이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서울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은 확대될 수 있다.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부의장이 살려 놓은 매파적 스탠스가 다른 연준의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최근 몇 달 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됐다"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피셔 부의장은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올해 두 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그럼에도 정부가 시장에 흘린 시그널과는 정반대의 스탠스로 이틀만에 돌변한 데 대해서는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 양자 간 통화스와프는 충분히 시장 혼란을 제어할 수 있는 안전판이 될 수 있지만 정부가 시장에 주는 시그널도 모호성 속에서도 일관성을 유지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실제 한일 통화스와프가 재개되려면 양국간 논의가 더 진행돼야 하지만, 외환당국의 입장이 이처럼 종잡을 수 없게 된다면 시장에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국 간 통화스와프 논의 재개와 관련 경제 논리에 초점을 맞춘 우리 정부의 시각과는 달리 일본 측은 외교적 성과로 보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과거 양국 통화스와프가 역사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하며,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에 10억엔을 출연하기로 하는 등 역사 갈등 문제에 진전을 이뤘다며 통화스와프 논의 재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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