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딜링룸 탐방> 우리종합금융 권영복 부부장
<※편집자 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브렉시트)로 초래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잦아들고 위험선호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달러-원 환율은 1,100선마저 뚫고 내려서면서 지난해 5월 1,090.1원(종가기준)을 찍은 이후 14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글로벌 유동성이 넘쳐난 결과입니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석된 가운데 주요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달러-원의 하락 재료만 더 쌓여가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매집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올랐습니다. 인포맥스는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의 외환딜링룸에서 일하는 '주포'들이 주요국의 돈풀기로 촉발된 환율 전쟁을 어떻게 진단하고 대응하는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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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명동 한복판에 있는 딜링룸이었다. 딜러는 단 세 명. 작은 규모지만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서울외환시장의 베테랑 딜러들조차 '작지만 강한' 강소하우스로 손에 꼽는 곳이 우리종합금융 딜링룸이다.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유일하게 전업 종금사로 남아있는 곳이다.
우리종합금융 투자금융본부의 권영복 부부장은 31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규모가 작아서 오히려 의사결정이 빠르다"며 "순간적이고, 이벤트성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시장의 기회를 포착하는대로 포지션 진입, 엑시트가 자유롭고,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이 우리종금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16년차 딜러로서 시장 이야기라면 이골이 날 법한데 말하는 내내 표정에 생기가 넘친다. 웃음 띤 얼굴로 외환시장과 종금사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번에 짚어주는 그의 모습에는 녹록지 않은 포스가 배어있다.
그는 지난 2001년 금호종금 국제금융부로 입사해 해외채권 등을 처리하다 지난 2006년 외환시장부 FX데스크를 만들었던 원년멤버다. 당시 금호그룹 계열사인 금호아시아나, 금호타이어, 금호 석유화학 등의 외환거래 헤지를 담당하다 수익성 확대 차원에서 플로우를 바탕으로 트레이딩을 해왔다. .
우리종합금융의 전신은 금호종금이다. 지난 1974년 광주투자금융으로 설립된 후 1994년 종금사로 전환, 지난 2013년 우리금융이 최대주주가 됐다.
이런 배경 때문에 금호그룹 플로우를 바탕으로 트레이딩을 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수급이 뒷받침되는 프랍 트레이딩은 강할 수 밖에 없다. 오랜 역사만큼 서울환시의 파고를 함께 겪어온 시장 참가자다.
권 부부장은 "아직 은행에 가면 종금사에 대해 잘 모르고, 위험한 데 아니냐는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금융으로 편입되면서 보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 부부장과 일문일답>
--우리종금 딜링룸은 어떤 곳인가
▲단촐하다. 현재 프론트에 있는 딜러는 세 명이다. 제가 데스크 전체의 외환시장 총괄과 자기매매, 대고객 거래를 맡고 있고, 김은주 과장이 전체 북 관리, 자기매매를, 고영무 대리가 대고객 거래를 맡고 있다. 소수정예다. 후배딜러들이 배포도 크고, 일을 잘할 때 보람을 느낀다.
인원은 적지만 딜링룸 수익은 그리 적은 편은 아니다. 처음 FX데스크를 셋업하고나서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수익을 많이 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연간 80억~140억원 정도를 벌었다.
딜링룸이 소수로 구성돼 있어 시장에 진입하고 나갈 때 의사결정이 매우 빠른 편이다. 그게 강점이다. 엔화나 유로화 등 이종통화도 하는데 원화보다 변동성이 커서 그 부분에 주의해서 거래하고 있다.
--종금사로서 제약조건은 없나
▲전업 종금사는 하나뿐이지만 라인을 얻기가 쉽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면서 은행들과 라인을 주고받을 때 종금사의 리스크에 대해 엄격하게 보는 편이다.
불편하지만 거래는 큰 문제 없이 하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은행은 환율이 하락할 때 달러를 매수하면 치고 내려오지만 종금사는 칠 수 있는 곳이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업체 물량이 있을 때 달러를 매수하면 2~3원 정도 훌쩍 환율이 올라가는 장점도 있다.
--최근 외환시장에 대해 어찌보나
▲과거에 비해 굉장히 안정돼 있다. 체질이 좋아졌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이머징 마켓은 워낙 휘둘리기 때문에 언제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꽤 안정적이다. 달러-원 1,100원대 초반도 어느 정도 균형있는 환율 수준이라고 본다.
역대 대통령 재임기간별 환율을 살펴본 적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환율 변동성이 적고, 이후에 커지다가 이번 정부 들어와서 변동성이 다소 축소됐다. 이번 정권 내라면 환율이 크 변동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트레이딩 할 때 주로 보는 부분은
▲주로 시장이 과열됐는지를 많이 본다. 트레이딩 시야를 길게 보면 과열된 정도에 대한 감이나 촉 이런게 조금 생기는 것 같다. 시작인지, 끝인지 모를 때는 거래를 자제한다. 양날의 검 같기 때문이다.
과열됐다 생각할 때 조금씩 나눠서 포지션을 들어가는 편이다. 물론 기다림의 미학도 있다. 때로는 인고의 세월을 지나야 수익도 크다. 모든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면서 수익을 얻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과열 여부를 보고 움직인다.
--딜링 원칙이 있다면
▲특별한 건 없다. 물흘러 가듯 욕심을 버리고, 수도하는 사람처럼 해야 한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 팔라고 하는 시장의 이야기가 있지만 사람 욕심이 안그렇다.
발바닥에서 사서 머리 꼭대기에서 팔고 싶은 법이다. 하지만 시장의 말이 맞다. 시장을 스스로 만들 수는 없으니 잘 쫓아가면서 욕심을 버리고 거래해야 한다. 성격이 급한 편이었으나 거래를 하다보니 고쳐졌다. 몇 번 급하게 해보니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다. 유연함도 중요하다. 자기 생각이 아니다 싶으면 아니구나 인정을 해야 한다. 보통은 관성이 있어서 눌러앉으려 하게 된다. 그걸 잘 매니징해야 한다.
--딜러를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는
▲가장 기억나는 건 강만수 장관 시절 도시락 폭탄(2008년 외환당국이 점심시간에 단행한 대규모 매도개입) 에 울었던 일이다. 그 후로는 절대 점심시간에는 포지션을 두지 않는다.
당시 3천만원짜리 도시락이라고 했는데 거의 비등하게 먹은 듯하다. 평생 먹은 도시락 중에 제일 비싼 도시락이었다.
당시 세일즈 업무도 하고 있어서 고객과 점심을 하고 있었는데 환율을 보니 밥인지, 모래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한편 그렇게 충격을 받은 기억이 교훈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글로벌 경제상황이 좋은데가 미국 밖에 없다. 그런데 고용이 실질적 고용이냐는 우려가 있다. 임시직 등이 늘어나는 것일 뿐 질좋은 고용은 아니어서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두 번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대선이 11월이라 한번 정도 연말에 서프라이즈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우려할 점은 리먼 사태 때 스와프포인트가 많이 하락한 적 있는데 지금처럼 마이너스면 어려운 점이 있다.
--마이너스 스와프포인트 관련 이야기를 더 하자면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인 것은 지금도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예전에 갭핑이라고 장기쪽을 사고, 단기쪽을 매도해서 롤오버해서 수익을 얻는 자금운용기법을 많이 했다.
당시 마이너스(-) 4∼-5원 정도로 개인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1년짜리가 -5원이라면 한달 짜리는 1원. 12달 돌리면 12원이라 거의 7원의 수익이 난다.
지금은 한달짜리가 거의 파(0)에 돌고 있는데 5원 부분의 수익이 달성이 안되면 그게 트리거가 돼서 더 떨어질 수 있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는 타이밍이 될 수 있다. 리먼 사태 후에는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서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는데 당시에도 스와프 바이로 많이 벌었던 적이 있다.
물론 현재는 달러 유동성 부족 상황은 아니다. 바닥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초기에 진입한 투자자들의 로스가 많을 수 있고, 개인들이 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말까지 외환시장을 어떻게 보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올렸고, 외환보유액도 충분해 원화 펀더멘털은 체질적으로 개선됐다.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이 수급에 좌우되는 측면이 있어 업체들이 나서면 환율이 크게 오르기 힘들다. 경제 구조적으로 수출기업이 많고, 90% 이상이 선물환 매도를 하는데 다만 최근에는 달러를 많이 팔지 않고 있을 뿐이다.
연말 달러-원 환율은 1,130.00~1,140.00원 정도 보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재료도 있고, 원화 펀더멘털이 특별히 문제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뭔가 이슈가 불거지면 도화선이 돼서 크게 번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외환시장에 바라는 소망이 있다면, 시장 참여자로 참가할 수 있도록 라인을 좀 열어달라는 점이다. 종금사는 CMA등으로 수신도 받고, 5천만원 한도에서 예금자 보호도 되는 금융기관이다.
외환시장과 함께 IMF, 리먼 사태 다 겪으면서 독자적으로 생존해 온 만큼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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