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변동폭 10원'에 대한 당국ㆍ환시의 동상이몽>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하루 변동폭이 10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외환당국의 변동성 관리 측면의 개입도 빈번해지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시장 안정을 꾀하는 차원의 당국발 개입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변동폭 확대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당국이 기계적으로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5원 넘게 급락하면서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7일 당국은 여지없이 시장에 경고를 날렸다.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로 대부분의 통화가 다같이 절상되고 있는데 원화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도 했다.
◇10원 움직임도 용인 못하는 외환당국
당국은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 개입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 대해서는 늘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보내고 있다.
올들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들이 잇따르면서 달러-원 환율의 출렁임이 커지자 미세조정을 통한 관리에 나서는 횟수도 잦다. 최근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흐름이 반복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은 매우 커진 상태다. 지난 7일 당국이 시장에 보낸 메시지도 이러한 흐름을 일단 제어해 보자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변동성 확대에 대한 당국의 판단이 오히려 더 민감한 것 아니냐고 보고있다.
특히 원화 국제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는 게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생각이다.
위안-원 직거래 시장이 열리고,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의 유출입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서울환시는 이전과는 다소 다른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2016년도 BIS주관 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 조사(거래금액 부문)'에 따르면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거래 비중은 1.6%로 지난 2013년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통화쌍별 거래 비중도 꽤 높은 편이다. 달러-원 조합은 전세계 달러 대비 주요 통화조합 중 11위로 거래되고 있다. 거래 금액은 올해 780억달러로 비중은 1.5%다. 이는 홍콩달러나 뉴질랜드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머징 통화 중 달러와의 조합이 달러-원 보다 높은 수준인 통화는 달러-위안(6위), 멕시코페소(8위), 싱가포르달러(9위), 뉴질랜드달러(10위) 정도다. 그만큼 세계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거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당국의 시각은 아직도 10원 안팎의 변동성 조차 용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환시 개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는 점차 자국 통화 약세 유도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변동성 확대는 하나의 추세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원화 강세=수출 부진'이라는 논리가 주축이 된 개입 스탠스를 유지해 온 당국은 이제 '환율 변동성'이라는 또 다른 숙제에 직면했다.
◇역내외 환시 불균형 경계해야
당국의 변동성 관리는 자칫 역외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 정작 서울환시가 열리면 거래가 위축되는 불균형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일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5.20원 하락하면서 연저점을 경신했다. 그런데 하루 변동폭을 뜯어보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10.25원 하락한 부분이 개장가에 반영된 후 장중 고점과 저점 차이는 6.60원에 그쳤다.
역외시장에서 급락한 부분이 개장가 갭다운으로 이어진 후 서울환시에서는 별로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이는 당국 경계심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변동성 축소를 넘어 투자심리 위축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외환딜러는 "원화 절상 속도가 가파르다고 하지만 당국 경계심으로 인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속도가 가팔라지는 측면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딜러는 "최근에는 프로그램 매도도 많기 때문에 주요 레벨이 깨지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 당국이 이런 변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10원대 변동성을 우려하는 것은 아직도 당국이 옛날식의 관리 마인드로 환시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며 "달러-엔 등 메이저 통화들도 1빅, 2빅씩 움직이는 최근 외환시장 흐름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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