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재차 매파적 발언을 내놨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축 합의 소식에 가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OPEC 합의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온 분위기로 옐런 의장의 발언이 달러-원 환율의 상승 재료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화는 이날 오전 하락세를 보이면서 연저점 부근인 1,089.70원 부근까지 내려왔다.
재닛 옐런 의장은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 상황이 지금과 같이 이어지고 새로운 위험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연준의) 동료들 중 다수는 올해 그런(인상) 방향으로 한 단계를 밟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 하에 기존의 완화책에서 벗어나 올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의사가 있다는 발언이다.
달러-엔 환율은 옐런 의장의 매파적 발언을 반영해 101엔대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달러화는 현재 원자재 통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들의 강세를 더욱 크게 반영하고 있다. 특히 호주달러는 전반적인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내면서 달러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옐런 의장의 발언이 '교과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준이 오랫동안 연내 금리 인상 스탠스를 유지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흐름이 매우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어서다. 시장의 관심 또한 옐런 의장 연설보다는 OPEC 결정에 집중된 상황이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옐런 의장이 매파적으로 발언했지만 경제 상황 및 지표가 개선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며 "지난 FOMC 발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며 오는 12월 FOMC까지 현 경제 수준이 유지될 지는 미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옐런 의장의 발언 여파로 달러-엔이 상승했지만 OPEC의 산유량 감산으로 인한 '리스크온(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더 강하다"며 "호주, 싱가포르달러도 달러-엔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옐런 의장의 발언이 기존 스탠스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에 따라 금리 인상에 대한 추가적인 시사점을 줬다고 보긴 어려워 달러 강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신뢰 문제가 불거진만큼 옐런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더이상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고조됐다가 결국 금리 동결로 꺾인만큼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옐런의 발언은 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지라 연내 금리 인상 발언도 일종의 제스처일 수 있다"며 "이 재료로 너무 오랫동안 시장 참가자들이 지쳐왔고 지금으로선 OPEC발 '리스크온'이 달러화의 주요 재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