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韓 경제…이제 '외평채 CDS'도 봐야 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까지 부담을 주면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추면서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심상치 않다는 점을 들어 한은의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비판마저 나오는 형국이다.
아직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비교적 평온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14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CDS 프리미엄(화면번호 2485)에 따르면 5년 만기 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전일 대비 0.54bp 오른 41.47bp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태국(+0.94bp), 인도네시아(+1.60bp), 말레이시아(+1.48bp)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CDS 프리미엄의 상승폭에 비해서도 완만한 수준이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추이 *자료 : 연합인포맥스>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당시 4.25bp 가량 상승했고,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던 지난 2월 11일에는 올해 최고치인 78.86bp까지 치솟은 바 있다.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갤노트7 사태까지 터지면서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갤노트7 사태로 인해 삼성전자가 입은 손실과 예상 가능한 기회손실 등을 모두 포함하면 7조원을 넘어선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 품목이다.
갤노트7 사태는 이미 10월 수출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가뜩이나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는 수출에 심각한 악재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수출은 물론 내수에도 부담을 줬다.
가계부채가 1천300조원을 향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늘지 않으면서 내수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고용마저 최악의 상황을 반영하면서 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내수마저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지표 부진과 대기업발 악재들은 고스란히 시장에서도 반영됐다.
삼성전자 쇼크가 터진 지난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원이나 급등했다. 3영업일 동안만 30원이나 끌어 올렸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외평채 CDS 프리미엄의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아직까지 우리 재정ㆍ통화당국이 쓸 카드가 남아있다는 인식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물론 CDS 프리미엄이 다소 장기적 시차를 두고 움직이고, 현재 가격 변동이 단순히 국내 경기 우려에서만 반영된 것은 아니라는 진단도 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재료에 대한 반영이 특히 빠르다"며 "현재 주요 대기업들에서 비롯된 펀더멘털 우려가 국가의 부도 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 보기엔 이르고 CDS의 경우 다소 뒤늦게 반응하면서 추가로 신용 위기가 불거져야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따라 크게 움직였던 달러화가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 심리보다는 전반적인 글로벌 자산 가격 조정에 따른 위험자산 약세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내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 따른 가격변동은 일종의 '오비이락'인 셈이다.
B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전일 나스닥100선물이 아시아 시장에서 약세를 보인 시기는 바로 중국 무역 수지 발표 전후"라며 "달러화가 급등한 것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만으로 비롯된 게 아니라 중국 경기 하방 우려에 따라 아시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촉발되면서 글로벌 주식 가격에 조정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은 아직까지 시장에서 우려하는 펀더멘털 우려를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위험자산 약세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나 주요국 중앙은행 테이퍼링 이슈에서 비롯된 측면이 더 크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외평채 CDS 프리미엄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남아 있다. 중국 무역 부진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국가 중 하나가 우리나라인만큼 경기 우려가 전이될 위험이 있어서다. 최근 조선업체 수주절벽 등 상황과 맞물리면서 펀더멘털 위기도 추가로 불거질 수 있다.

<신흥국(적)과 선진국(청) 투자 증가율과 전세계 GDP 대비 투자 비중 *자료 : 국금센터, Bank Underground>
잉글랜드은행(Bank of England)은 신흥국의 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2.0%에 불과해 선진국 수준을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글로벌 투자 비중이 큰 만큼 중국과 원자재 수출국의 투자 부진은 글로벌 전체적인 투자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병준 국금센터 연구원은 "전세계 투자에서 중국 비중은 1995년 10%에서 지난해 30%로 확대됐다"며 "글로벌 투자 위축은 생산성 저하와 실질금리 상승 압력을 약화해 주요국 통화정책의 경기부양 효과를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C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현재 금융시장에 가장 큰 불안 재료로 작용하는 것은 중국발 아시아 경기 하방 위험"이라며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아시아 지역 경기가 양호해야 시장 충격이 적을텐데 중국 경기가 좋지 않으면 신흥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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