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ECB보다 英 메이 총리에 더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과 EU(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발언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완전탈퇴) 우려를 재부각시킬 수 있는 메이 총리 발언의 파급력을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2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베이지북이 금리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명확한 신호를 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날 ECB 통화정책회의와 EU 정상회담이 예정돼 달러화는 역외 환율 수준에서 제한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밤사이 발표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이미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도 있는 데다 일각에선 연내 인상이 어렵다는 전망도 있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원 1개월물도 전일 대비 2.60원 하락했다.
ECB 회의에선 최근 논란이 됐던 테이퍼링 관련 언급이 나올 것인지가 주된 관심사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의 't'자만 얘기해도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든 크게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ECB가 추가 완화 지속을 위해 자산매입수단을 변경한다든가 하는 구체적 방법론의 대안을 내놓는다면 양적 완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런 컨센서스가 없다면 테이퍼링 경계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당장 테이퍼링 가능성이 부각돼 유로화가 반등한다고 하더라도 원화는 리스크온·오프를 따지는 데에 애매한 입장"이라며 "글로벌 증시·상품 시장을 점검이 우선이고 방향성을 예단하기보다 대응하는 관점을 갖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ECB 회의보다 영국의 메이 총리의 발언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드 브렉시트 우려가 재부상하면 글로벌 시장 분위기가 일거에 리스크오프로 돌아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영국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지 법적 논란이 일면서 관련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메이 총리가 이를 뒤엎는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며 "불확실성에 시장이 예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외변수가 혼재된 탓에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망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시기적으로도 월 중순이어서 수급 측면에서도 뚜렷한 특징이 없고, 브렉시트에 따른 파운드화 하락세도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어서 참고하는 정도"라며 "대외 변동성에 지친 탓에 이성적으로 대응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wkpa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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