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외환시장 강타…변동성 확대 조짐>
(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김대도 기자 = 서울외환시장 달러-원 환율이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에 재차 출렁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우세로 기울었던 판세였지만 예측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좁혀오자 '트럼프 리스크'가 재부각됐다.
◇달러화, 4개월만에 1,150원선…'트럼프 리스크'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후 1시37분 현재 달러화는 전일 대비 10.20원 오른 1,150.10원에 거래됐다. 1,150원대로 레벨에 진입한 것은 지난 7월12일 이후 약 4개월만이다.
달러화는 전거래일 대비 6.10원 오른 1,146.00원에 출발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과 바이오로직스 기업공개(IPO) 관련 매도를 예상하고 숏 포지션을 구축했다.
그러나 코스피(유가증권시장)가 급락하고, 멕시코 페소가 급등(가치 하락)하면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숏 커버가 일면서 달러-원이 10원 이상 급등하며 1,150원을 돌파했다.

<달러-멕시코 페소(빨가색)와 달러-원 환율(검은색)의 2일 변동 추이. 단위 틱>
트리거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과 반대로 움직이는 멕시코 페소(MXN)였다. 달러-멕시코 페소가 오전 11시 10분께 19.24에서 19.32으로 급등하면서 달러-원도 크게 뛰었다.
트럼프는 1천100만명으로 추정되는 멕시코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고, 국경 장벽도 건설하는 등 강도 높은 이민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당선 이후에는 양국의 무역관계도 재설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트럼프 지지율 역전…당선 가능할까
글로벌 금융시장 우려에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 후보는 약진하고 있다. 그동안 환율과 금리 등에 트럼프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밤 미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의 공동 여론조사(10월 27∼30일·1천128명)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가 46%의 지지율로 45%를 얻은 클린턴 후보를 앞섰다.
최근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밝힌 데 이어 2001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스캔들' 수사기록을 공개하는 등 클린턴 후보에 악재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락을 좌우하는 선거인단은 여전히 클린턴이 압도적인 우세였다. 선거인단은 총 538명으로 과반인 270명을 지지를 얻는 쪽이 승리하는데, ABC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날 현재 클린턴은 279명을, 트럼프는 180명을 각각 확보했다.

<미국 대선 후보간 지지율 변동 추이>
둘의 지지율은 지난 7월 말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부터 수차례 엎치락뒤치락해왔다.
8월 들어 트럼프가 무슬림계 이라크전 전몰군인 부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의 물의를 빚으며 클린턴이 다소 우위를 점해왔다. 9.11 테러 15주기 추도행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어지럼증으로 쓰러질 듯한 모습을 보여 건강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지율도 급락했다.
이후 세 차례의 TV토론을 통해 클린턴은 결정적인 우위에 올라섰다. 트럼프는 토론장에서 대통령의 자질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은 물론 과거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로 곤혹을 치렀다.
그러나 최근 FBI가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하겠다고 나서면서 대선일까지 다시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트럼프 뜨면 서울환시는 '리스크오프'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반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경제 정책 근간으로 내세우는 트럼프는 기존에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 혹은 폐기하겠다는 입장인 데다 기타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반대 의사도 분명히 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전반적 정책 기조 자체가 쇄국에 가까운 보호무역주의로 알려져 교역을 주된 경제 동력으로 삼는 신흥국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라며 "항상 중국에 대한 견제 의사를 내비치는 등 아시아 통화가치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은 클린턴 당선을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는 '11월 환율 전망' 보고서에서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지만 이변 없이 클린턴 후보가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면 금융시장이 안도 랠리를 펼치고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보다 공고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달러 강세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환시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혔다는 소식에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만연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트럼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최근 달러 공급 우위의 수급 상황에 부담을 느꼈던 매수 심리가 더 자극된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9월 말 시작된 대선 후보자 TV토론을 전후해서도 이 같은 '트럼프 트레이딩'이 주된 흐름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시장 불안 요인으로 간주한 시장 참가자들이 트럼프 지지율에 따라 리스크온·오프로 반응한 것이다.
지난 9월 27일(한국시간) 첫번째 TV토론에서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급격히 리스크온 분위기로 전환돼 당일 달러화가 전일 대비 10.00원 넘게 떨어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2~3차 토론에서는 트럼프가 이렇다할 반격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트럼프 리스크가 대폭 완화됐고, 해당일 환시에서도 큰 변수가 되진 못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리스크보다 미국의 연내 기준 금리 인상 전망 등에 따라 레인지 장세를 펼쳐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리스크가 재부각하면서 달러화가 심리적 저항이 강했던 1,150원대로 레벨을 높였다.
외환 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슈로 달러-원의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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