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좋은데…기재부 외평채 발행 노심초사>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기획재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용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섰다.
정부는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AA0')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어 발행 여건은 어느 때보다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에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발행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있다.
정부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의 우리나라 벤치마크 금리를 만들어놔야 국내 은행이나 공기업들이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수월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확신할 수 없어 발행 규모와 시기는 특정되지 못하고 있다.
◇발행 여건 좋은데…최대 10억달러 발행 '선호'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하면서, 정부는 새로운 등급에 맞는 금리 벤치마크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상 벤치마크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10억 달러 이상 규모로 발행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올해 예산 5억 달러 대신 내년 예산 10억 달러로 외평채를 발행하길 희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AA0' 등급은 영국, 프랑스와 같은 선진경제 수준의 국가 신용등급으로, 이 수준에 맞춰 외평채가 발행되면 국책은행이나 공공기관의 채권에도 낮은 금리가 쉽게 적용돼 국가 전체적으로 조달비용도 아낄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 외평채가산금리(화면번호 4246ㆍ6533) 등에 따르면 오는 2023년 9월 만기도래하는 채권은 지난 4일 기준으로 연 1.99%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고 신용등급('AAA')인 호주 7년물이 2.16%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물의 인기가 더 좋다.
기재부는 내달 6일 만기도래하는 5억 달러 외평채(10년물ㆍ연 5.125%)는 일단 외평기금으로 상환하고, 내년초 10억 달러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을 우선시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4일 국내외 주요 투자은행(IB)에 외평채 발행 주간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오는 8일까지 제안서를 받고 프리젠테이션(PT)을 거쳐 주간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국회, 예산 삭감 가능성…차환발행에 주안점
변수는 국회다. 내년 외평채 발행한도로 편성한 10억 달러가 국회 통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2017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에서 "단기외채 비율이 낮고 대외신인도가 높아 국내 기업의 외채 발행에 특별한 어려움이 보이지 않는다"며 "외평채를 발행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처는 "외환보유액 확충을 이유로 10억달러 외평채 발행계획을 수립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50억달러의 외화대출을 계획하는 것은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며 "기존 추진하고 있는 대출사업부터 정리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외평기금 운영 및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외평채를 발행해 국가 부채를 늘리는 것은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해 50억달러 규모의 '해외 M&A 외화대출' 사업을 운용 중이다.
국회의 이같은 지적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9월 국회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5천억 원의 외평기금 출연금이 편성된 것을 3천억원으로 2천억원 삭감했다. 여유가 있고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이번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국회의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내년 10억 달러에 달하는 외평채 발행한도가 온전히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연내 5억 달러 발행이라는 플랜B를 가동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발행을 하게 된다면 해외에서 투자설명회(IR)를 열지 않고 국내에서 간이 발행 형식을 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이 삭감되면 올해 또는 내년초에 가능한 빨리 예산 범위에서 발행할 예정"이라며 "삭감되지 않으면 벤치마크 기능할 채권 10억 달러를 전략적으로 발행하겠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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