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보호무역 강화에 통상마찰 우려…환율조작국 카드도 검토
부자 감세하고 화석 연료 지원 가능성 있어
트럼프 대선 공약 분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리자 금융시장이 그의 대선 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정책이 다양한 방면에서 금융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장은 차기 미국 대통령의 정책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8일 집권 정당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바뀌면서 정부 정책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첫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철수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국제 경제 전반에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금융개혁법안인 '도드-프랭크 법'을 완화하고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면서 화석 연료 산업을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정치적으로 통화 정책을 결정한다고 지적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 메스를 들이댈 전망이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자는 부자 감세를 추진하고 법인세율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정부 곳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무역협정 전면 재검토…불공정무역에 철퇴
앞서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첫날 TPP에서 철수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을 선언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TPP를 두고 미국의 잠재적 재앙이라고 비판하면서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불공정하게 미국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외국의 불공정무역을 조사하도록 명령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역협정이 일자리를 줄여 중산층과 제조업을 파괴하고 외국 정부의 결정에 미국이 좌우되는 상황에 놓이게 한다는 게 트럼프 당선자의 입장이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고립주의 행보를 걷겠다면서 개별 국가들과 개별 협상을 벌이는 방식으로 무역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또 중국의 파괴적인 환율 조작과 지적 재산권 절도행위, 불법상품 덤핑을 중단시키겠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협상을 과감하게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들어오면서 제조업 일자리 4개 중 1개가 사라졌고 한국과의 무역협정도 일자리를 줄였다고 트럼프 당선자는 여러 차례 지적했다.
미국 중심의 새로운 무역질서를 만들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본격화하면 글로벌 무역질서에 균열이 생기면서 문제가 발생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은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떠오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통상 마찰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 화석 연료 중심으로 선회…월가 규제 느슨하게
트럼프 당선자는 그간 화석 연료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체결된 기후변화협정에 비판적인데 자국 에너지 자원의 생산을 확대하고 수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자는 파리협정을 취소하고 녹색기후기금에 돈을 내는 것도 중단할 것이며 작년 11월에 불허된 키스톤XL 송유관 건설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월가는 규제 측면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반길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금융 규제를 대폭 폐지하자는 쪽에 서 있다. 도드-프랭크 법은 금융 기관의 영업자유를 억누르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당선자의 생각이다.
공화당은 도드-프랭크 법이 지방 은행 등 소규모 금융회사들에 강한 규제를 적용해 농민이나 중소기업이 필요한 대출을 받지 못하게 만들었고 대형 은행 쏠림 현상도 심화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인프라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보다 최소 두 배 많은 금액을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원은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자는 건강보험개혁법을 일컫는 오바마케어를 폐기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특별 임시 의회를 소집해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거나 대체해야 한다면서 그대로 둘 경우 미국인의 의료서비스가 영원히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근로자의 노동시간과 임금이 줄어들고 고용이 얼어붙은 것도 오바마케어 때문이란 게 트럼프 당선자의 견해다.
◇ 연준에 비판적…'정치적으로 정책 편다' 지적
트럼프 당선자는 연준이 정치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입장으로 변화의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그는 앞서 연준이 정치적으로 행동해서 미국 경제에 거품이 끼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 당선자의 인식이다.
그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정치적인 이유로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면서 훗날 금리를 올리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옐런 의장이 12월 전에 사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연준 의장의 임기가 보장돼 있고 독립적인 기관이지만 그가 의장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부자 감세하고 상속세는 완전 폐지
트럼프 당선자는 강도 높은 감세를 약속했다.
그는 미국의 노동자들이 평생 세금을 내 왔기 때문에 사망한 다음에도 다시 과세해서는 안 된다며 상속세를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고 7단계인 소득세율도 12%와 25%, 33%의 3단계로 간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최상위층의 소득세는 현행 39.6%에서 33%로 인하될 예정이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기업들이 외국에 옮겨놓은 현금을 미국으로 다시 들여올 때 10%의 세금만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세금정책센터는 트럼프 당선자의 세제개편안이 향후 10년 동안 미국의 세수를 6조2천억 달러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방정부 예산의 15%에 달하는 규모로 감세혜택의 절반은 상위 1%가 누릴 것으로 진단됐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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