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수출 타격 우려…韓 경제 '시계제로'
(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상을 깨고 당선되면서 불확실성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시계제로의 상황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정권 교체와 연계된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시장 불안이 단기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큰 데다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들에 따른 악영향이 상상을 뛰어넘는 영향으로 미칠수 있어서다.
특히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최우선 경제 정책으로 제시한터라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우리나라로선 당장 수출 전선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외교정책에서 고립주의 노선을 고수하며 우리와의 기존 동맹관계 재설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 강경 보호무역주의에 타격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유보하는 태도를 밝히는 등 통상 정책에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웠지만, 트럼프의 정책은 노골적으로 더 강경하다.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옹호한 공화당의 기조와는 딴판이다.
TPP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비롯해 이미 발표된 협정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역적자 축소, 국내 생산 증대 등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무역 위법행위를 발견하면 상무부가 즉각 법적인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국과 멕시코로부터 들여오는 수입 품목에 최대 45%에 이르는 고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등 극단적인 조치도 주장했다.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선포하고 중국으로부터 지적 재산권과 기술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결국 글로벌 교역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GDP 대비 수출액 비중이 크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GDP 대비 대미수출 비중이 10.12%에서 작년 기준 13.26%로 올랐다.
특히 총 수출액 대비 대미 수출액 비중이 큰 무선통신기기, 냉장고, 승용차, 타이어 등의 품목은 피해가 클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를 원점에서 재협상한다면 2017~2021년 사이 수출은 269억달러, 일자리 24만개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또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실제 관세가 인상되고 대상 국가도 보복에 나선다면 미국 경제 성장률이 2019년까지 4.6%포인트 떨어지고, 실업률은 9.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방정부 재정수지 적자 규모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
트럼프는 외교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고립주의로 국제사회 경찰 역할 부담을 덜겠다는 뜻으로 국방예산을 줄이면서도 강한 군대를 유지하고 기존 동맹관계에 대한 재평가에 나설 구상이다.
방위비 부담을 동맹국에 분담할 것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우리나라도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가 부담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2014년 기준 9천441억원으로 분담 비율은 50% 정도였다. 이를 100% 분담한다면 전체 국방비의 5%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개입을 할 경우에는 힘을 통한 평화를 구현하겠다는 입장도 동시에 견지하고 있다. 중국, 북한 등을 상대할 때도 같은 논리로 접근한다면 국제적 마찰이 불가피하다. 북한에 대한 직접 타격까지 언급하는 등 정치적 불안이 가중된다면 경제에도 악영향이 가해질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의 극단적인 외교·안보 정책 공약을 모두 현실화하는 데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도 있지만 '트럼프 리스크'의 본질은 불확실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정책에 있어 전폭적인 규제 완화를 주장하며 클린턴 후보보다 유화적인 스탠스를 보였지만 시장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정부가 통화 정책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언급도 있었다. 앞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클린턴 후보를 도우려는 목적에서 경기 부양을 시키고자 금리 인상을 지연시켰다고 비판하며 교체를 시사하기도 했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 무역이 피해를 받는다고도 하는 등 연내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시장 전망과는 큰 괴리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뚜렷해져,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자본 유출을 우려하는 상황도 빚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또 통상보복 조치가 강화되면 원화를 비롯한 주요 수출 신흥국 통화가치 약세도 두드러질 수 있다.
◇인프라 투자 확대 긍정적일 수도
트럼프는 클린턴 후보의 인프라 투자 필요성에 적극적인 공감을 나타냈다. 이에 향후 5년간 투자 규모도 클린턴이 밝힌 액수의 두 배인 5천500억달러를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에너지 산업에 대한 생산규제 완화를 통한 추가 세수와 민간자본을 통해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클린턴과 달리 석탄산업을 유지하고 정유·화학 업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소득세는 현재 최고세율인 39.6%에서 25%로 인하하고 면제 대상도 확대하는 대신 고소득층 세금공제는 줄이기로 했다. 법인세도 현행 최고세율인 35%에서 15%까지 인하하기로 하는 등 투자 및 소비 진작에 나설 예정이다.
최저임금도 인상을 반대하는 공화당 기조에서 벗어나 현재 7.25달러에서 10달러까지 올리기로 했다.
이 경우 과도한 정부 부채 발생, 인플레이션 유발에 따른 가파른 금리 인상 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 같은 완화적 기조가 글로벌 경기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전통 산업 성장과 내수 확대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도 재평가돼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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