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트럼프 당선가능성 과소평가…불확실성 대응"(상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전소영 이호 강수지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시장이 과소평가한 것 같다며 앞으로 금리 정책은 거시경제에 초점을 맞추며 불확실성이 커지면 곧바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주열 총재는 11일 한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전망에 비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만한 불확실성이 많이 발생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 방향을 예단하기 어려워 철저히 움직임을 주시해 곧바로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너무 과소평가했고, 트럼프 정책의 영향을 과대평가한 것은 아닌가 싶다"며 "그에 따른 프라이싱이 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고,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상당기간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국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처리, 기처리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높은 관세 부과, 비관세장벽 시행 등이 세계교역과 국내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재정지출 확대, 대규모 인프라 구축 등 경기부양 공약도 있어 국내 경제에 긍정적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이 좀 더 완화적으로 갈 가능성에 대해 그는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더 완화적으로 갈지 여부는 상황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책도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쪽으로 확장적으로 가고 있다"며 "정부도 아마 그런 방침을 천명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간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건 시간이 소요되고, 어떤 강도로 나타날지 모른다"며 "그것에 대해 액션을 취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대내외 요인이 잠재성장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단기적으로 곧바로 크게 영향을 준다기보다 고령화 등 구조적 용인에 의해 잠재성장률 낮아지는 추세를 밟고 있다고 답변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의 여파에 대해서는 불안과 불확실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 총재는 "국내외적으로 예상치 못한 불안요인이 발생하면서 그에 따라 국내 성장경로 불학실성 또한 높아졌다"며 "오래 지속된다면 경제심리를 위축시키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전반적인 성장세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역시 불확실성이지만 현 시점에서 그런 국내 정치상황이나 이런 것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우려는 이어갔으나 금리 정책은 거시경제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총량 수준과 증가 속도가 빠른 점에 대해 늘 걱정해왔다"면서도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부채가 금융기관 부실 등 시스템리스크까지가 아니고, 취약계층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는 금리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거시건전성 차원에서 이것저것 대응해야 하는 문제"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 총재는 "저금리 정책을 펼 때는 거시경제리스크, 성장 모멘텀 회복을 위해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금리정책은 거시경제 리스크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과 내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회 금리인상 전망은 유효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과 한-미 금리차 확대로 인한 자본유출은 별로 우려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이 내외 금리차 변동을 통해 외국인 채권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나 외국인 자금 유출이 내외 금리차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유출은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영향도 있기에 금통위가 이런 측면을 고려해서 금리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는 환율을 특정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고, 단지 환율변동성이 쏠림현상 등으로 과도하게 급변동할 경우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양방향으로 안정화 노력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미국 새 정부에 환율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소통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은행(BOJ)이 장기금리 타겟팅을 도입한 것에 대해서는 "국내 시장은 통화정책 여력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본은행과 달리 금리 정책을 포함해 통화정책 여력이 남아있다"며 "일본과 같은 장기 시장금리를 컨트롤할 만큼 급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시장 금리의 변동성이 과도해지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대응하고 그외 여러가지 시나리오별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이 총재는 말했다. 장기채 활성화 방안도 금통위에서 논의된 것은 사실이나 아직 초기 연구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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