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환율전쟁> 달러-원 방향은 어디로
  • 일시 : 2016-11-14 09:05:14
  • <트럼프發 환율전쟁> 달러-원 방향은 어디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과 중국 간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를 향해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격화할 경우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 매도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트럼프의 '무역 전쟁'을 곧 환율 전쟁으로 정의하면서도 당분간 주변국 통화가 절상되기보다는 절하될 가능성을 주목했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 국가들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가격 경쟁력을 얻었다는 트럼프의 주장과는 달리 아시아 국가들은 오히려 급격한 자국 통화 절하를 막아왔다. 트럼프 당선으로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시아 통화 매도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절하 우려에 노출된 신흥국 통화로는 원화를 비롯해 싱가포르 달러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대만 달러화, 태국 바트화가 꼽혔다.

    ◇ 신흥국 통화 매도 가속화…"달러-원 고점 1,200원"

    14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화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는 내년 1월까지 1,190~1,200원대까지 고점을 높일 전망이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및 내수 중심 경제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에서다. 투자자들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통화에 대한 매도에 나설 경우 대외 민감도가 높은 원화의 약세는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트럼프 당선으로 신흥국 자산을 줄여야 할 필요가 커졌다"며 "특히 한국, 대만 등에서 외교, 안보·경제 전체적으로 우려가 가중됐고 미국 금리 인상 이슈까지 가세하면서 달러화에 대한 레벨 평가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화별 등락률(화면번호 2116)을 보면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 10일부터 전일까지 원화는 미 달러 대비 1.22% 절하됐다. 같은 기간 러시아 루블화가 0.81% 절하됐고 호주 달러가 0.97% 절하된데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다른 아시아 통화인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위안화(CNH)와 링깃화 등은 오히려 소폭 강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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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화별 등락률 *자료:연합인포맥스>

    다라 마허 HSBC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당선이 외환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에 따른 신흥국 통화 매도가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 中 위안화 주시…고관세 정책 여파는

    환시 전문가들은 이후 신흥국 통화의 흐름은 위안화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의 정책에 따라 신흥국 통화의 약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무역 협정 위반 감시, 중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등 강력한 통상 정책을 강조해왔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본격적인 무역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오히려 자국 통화의 급격한 절하를 막기 위해 노력해 온 점, 이후 1조2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를 내다 파는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점 등이 주목됐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하면서 미국 금리 상승을 이끄는 부분이 있다"며 "중국이 미국의 정책에 순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이 바라는데로 신흥국 통화 강세가 나타나기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우려해 부분적인 개입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외환 보유고는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말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감소폭은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김선영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자본유출 때문에 환율 영향이 크자 중국 당국에서 통화 가치 급락을 제한하기 위해 외환 보유고를 감소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의 외환 정책이 현재 시장 친화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향성을 유지한다면 아시아 통화들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자본 유출 속도를 제한하고 준비 통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조절하는 데 힘써 온 중국이 '트럼프발 환율 전쟁' 과제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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