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환율전쟁> 외환당국 대응책 뭘까
  • 일시 : 2016-11-14 09:05:28
  • <트럼프發 환율전쟁> 외환당국 대응책 뭘까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외환당국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글로벌 달러가 빠르게 강해지고 있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지만, 새롭게 출범하는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를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韓, 中처럼 환율조작국 지정될까…대책은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당국은 미 대선 영향이 환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파른 달러화 상승세에 대응해 변동폭을 완화하고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차원에서 매도 개입이 이뤄졌다.

    미국이 지속적이고 일방향의 달러 매수 개입을 환율조작국 조건으로 정해놓은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조작국 지정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어떤 세부적 방향으로 환율 문제에 손을 댈 지는 알 수 없다.

    중국은 베넷-해치-카퍼 수정법안(BHC)상 조작국 지정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트럼프는 공약대로 취임후 100일 동안의 우선 과제에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공식적으로 포함했다.

    중국은 지정요건 가운데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초과'만 충족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 3% 초과'와 '연간 GDP 대비 2% 초과 달러 순매수(연중 8개월 이상 순매수)'는 해당되지 않는다.

    미국이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흑자를 견제하기 위해 환율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미국의 명분 쌓기에 희생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원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악의 경우 한국을 환율조작 제재대상에 포함시켜 관세부과 등 직접적인 조치를 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대응방안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나, 경상수지 흑자와 대미무역 흑자가 환율개입과는 무관하다는 체계적인 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불공적 무역행위로 간주돼, 필요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제품, 서비스 구매가 금지된다. 통상과 투자 부문에서는 미국이 직접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한미FTA 재협상 우려…당국, 원화 약세 용인할까

    우리나라는 미국의 공격적인 통상정책으로 주력산업의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덤핑이나 상계관세 등의 무역제한 조치도 예상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될 경우 방송ㆍ통신 의료 교육 분야의 개방을 요구해 큰 파장이 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 재협상시 2017~2021년 수출 손실은 269억 달러로 예측되고, 일자리 손실은 24만 개로 추정된다.

    미국이 철강과 제조업 등을 강조하고 있어, 자동차 수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문제 될 만한 주력 수출품목을 미리 찾아서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강조됐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으로 수출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면, 오히려 원화 약세를 용인해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상승속도가 빠르지만 않다면 레벨이 올라가는 것이 나쁜지 않다"며 "당국이 매수 개입때보다 매도 개입을 강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앞으로 통상이 안좋을 수 있는데, 환율까지 낮으면 더 안좋을 수 있다"며 "당국으로서는 위를 열어두는 것도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상압력 강화가 우리에게는 자본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교수는 "문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라며 "기업과 은행의 부실이 쌓이고 있어서, 미국이 통상압력을 가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2년내 중국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 가격과 기업 가치가 떨어지면, 인수합병(M&A)와 주식ㆍ채권 매입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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