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신흥국 자본유출 경고음…서울환시도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달러 강세가 한풀 꺾였음에도 주요 아시아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
달러가 안전성과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이라는 판단에 따라 신흥국에서의 자본 이탈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한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은 최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말레이시아 링깃화에 대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중단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시장 동향을 점검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NM)은 지난 21일 역외 링깃화 투기 거래를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하마드 이브라힘 BNM 총재는 지난 18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금융업계 행사에서 최근 외국은행에 역외NDF시장에서의 링깃화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신흥국 자금 이탈이 본격화됨으로써 말레이시아 링깃화 환율이 급변동하는 것을 막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뒤이어 말레이시아는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링깃화 환율 급등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 매도 환시개입도 이어갈 방침이다.
필리핀도 환시 개입 방침을 밝혔다. 아만도 데탕코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전일 "페소 움직임이 과도할 경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시장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하면서 필리핀 페소가 달러대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탓이다.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환시도 달러-원 환율에 이런 흐름이 전이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1,190원대에 미치지 못하고 멈췄지만 상승 모멘텀이 추가되면 언제든 매수세가 따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구체화하면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신흥국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펀더멘털 우려에 따른 자본유출과 무역 차원의 충격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말레이시아의 역외NDF거래 중단 요청과 같은 조치가 한국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NDF거래 중단 요청은 온쇼어 마켓을 키워나겠다는 의미"라며 "우리나라는 NDF중단 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자본유출이 본격화되면 아시아 신흥국으로 묶여있는 투자자금 이탈에서 원화만 무풍지대로 머물기는 어렵다. 시장 일각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150원을 넘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0년 이후 환율 구간별 외국인 순매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1,150.00~1,200.00원 구간에서 13조9천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며 1,150원선을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는 환율 수준이라고 봤다.
하지만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외국인 자본유출을 아직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다르다고 봐야 한다"며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환율과 상관이 있을 수는 있지만 환율이 상승하는 것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자본이탈 흐름과 한국 펀더멘털에 대한 부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주의 등에 따른 신흥국 자본유출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는 내수 부양과 금융안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제금융센터는 노무라, 골드만삭스 등의 리포트를 인용해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일명 '트럼프노믹스'에 대응한 아시아신흥국의 내수부양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병준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수입관세 인상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소규모 개방경제인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수출의존도와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국가들,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신흥국은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내수 부양에 주력해야 하며,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 공조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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