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례로 본 대통령 탄핵정국 달러-원 흐름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윤시윤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 가사화되면서 달러-원 환율에 미칠 파장에도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4년 참여정부 당시보다 현재의 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정 불안 사태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일시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으로 진단됐다. 경제위기와 정치불안이 동반된 브라질 사례는 우리나라와 다소 다른 것으로 판단됐다.
◇ 참여정부 탄핵 당시 금융시장 '일시적 충격'
지난 2004년 3월 9일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국회에 탄핵소추안을 제출했고 같은 달 12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탄핵안이 통과된 당일 달러화는 전일 대비 11.70원 급등한 1,180.80원에 마감됐다. 장중 변동폭은 14.50원에 달했다.
코스피는 장중 47포인트(5.5%) 추락했다. 코스닥도 연중 최저치인 400선으로 내려섰고, 1년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빠르게 회복했다. 탄핵 당일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스페인 테러가 발생해 개장 전부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있었던 만큼 탄핵 관련 영향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달러화는 다음날 5.50원 반락했고 이후로 5영업일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도 한 달 만에 낙폭을 만회했고 1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장기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빠르게 회복하지 않았다.
참여정부 탄핵 때에는 2004년 3월 8일부터 15일까지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은 52bp에서 62bp로 뛰었다. 현재(24일 기준) CDS는 51.35bp다. 올해 최저치인 지난 9월 22일 39.47bp과 비교해 10bp 이상 상승했다.
◇ 전문가 "현 탄핵 정국 시계 범위 길어져"
서울환시 및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2004년과 달리 현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국정 공백의 장기화 가능성이라고 우려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참여정부 탄핵 당시와 달리 지금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실제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할 것"이라며 "불안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탄핵 후 조기 대선을 치룬다 하더라도 내년 4월까지는 국가 리더십이 붕괴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판단이었다.
서대일 미래에셋대우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탄핵 정국은 지난 2004년과 달리 경제에 미칠 시계 범위가 길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도 꺾였고 경제 지표도 좋지 않은데 탄핵이 가결되면, 빨라도 내년 4월까지 정책 공백이 생기게 된다. 관련 영향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로 한국만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트럼플레이션 관련 자본 유출이 정리되더라도 한국은 정치 이슈가 남아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관련 리스크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후 정치적 변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 등으로 이어질 경우 원화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도 이어졌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4년 탄핵 당시 사실상 채권 시장에선 외국인 유출은 거의 없었다"며 "그러나 현재는 3분기에 어느정도 경기가 회복 됐다가 다시 크게 꺼지는 추세"라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자금 유출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탄핵 재료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 "경제위기 동반한 브라질 탄핵과 달라"
최근 여성 대통령이 탄핵된 브라질도 우리나라와 종종 비교되지만, 경제위기를 동반한 브라질 사례는 우리나라와 유사점이 많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011년 1월 취임했고,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10%에 달하는 물가 상승률과 11%를 웃도는 실업률 등으로 2013년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격화됐다. 달러-헤알 환율과 브라질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2015년 2월 국유 석유회사의 뇌물사건에 집권당이 연루되면서 탄핵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했다. 경기 침체와 맞물려 헤알화의 가치가 폭락을 거듭했다.
2015년 9월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달러-헤알은 4.16헤알까지 뛰었다. 호세프 대통령 취임 첫해 1.54헤알까지 절상됐던 헤알화의 가치가 약 3분의 1 토막이 났다.
복지 포퓰리즘으로 재정적자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면서 국가 신용등급도 투기등급을 전전했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는 물가가 다소 진정되고, 외국인 투자가 잇따르면서 헤알화의 가치가 급격히 절상됐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이 올해 4월 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하고, 8월 탄핵이 확정될 때는 오히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헤알화가 강세를 띠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 상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사례"라며 "탄핵 기대감에 정치적 안정을 기하고, 자금까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과거 탄핵 시기에도 대외건전성이 괜찮다는 평가로 영향력 크지 않았다"며 "달러 강세나 유가 등에 따라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오히려 대기업의 비리 연루 가능성을 외국인이 주목하고 있다"며 "투자심리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dkim@yna.co.kr
syyoo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