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달러 약세 유도, 효과 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 기조가 단기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유발할 것으로 보면서도 향후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재정 정책이 구체화하면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을 크게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물론 이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방침도 공식화했다.
앞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명확히 드러내자 수개월째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도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24일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 가장 큰 힘을 실어줬던 미국 중북부 러스트벨트 쪽의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려면 달러화 약세밖에 답이 없다고 보는 모양새"라며 "달러 롱 심리는 일단 크게 훼손됐다"고 전했다.
이에 이달 초 1,210원대까지 올랐던 달러-원 환율도 어느새 1,160원대까지 밀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자연스러운 기술적 조정을 넘어선 다소 급격한 하락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존 공약대로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 정책을 고수할 것을 가정한다면 중장기적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아예 뒤집힌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일단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정책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요인이 단순히 트럼프의 당선과 그에 따른 재정 정책 기대뿐만 아니라 탄탄한 경제지표를 반영했던 것인 점을 고려하면 지지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도 "보호무역 기조 영향에 단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반응이 나타났지만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에 자신감을 내보이는 점을 봐도 중장기적 달러 강세 모멘텀이 꺾인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재정 확대 정책은 그 자체로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달러화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달러화가 너무 강하다"고 했던 발언의 진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환율 자체의 강약을 조절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중국이나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 경상수지 균형을 도모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신정부가 달러 약세를 직접 도모하지는 않더라도 상대국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은 다양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미국은 과거 1985년 플라자합의나 2003년 두바이 G7 합의, 2010년 서울 G20 회의 등에서도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일정 효과를 거둔 경험도 있다"며 "국제사회 합의나 공동 시장개입 등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이어 "연준 위원 공석이 생길 때마다 친트럼프 성향의 이사를 임명하는 등 통화정책에 대해 좀 더 영향력을 강화해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면서도 "결국은 항상 시장이 이길 것으로 보기에 중장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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