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美 환율 압박, 경상흑자 축소가 해결책"
(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경상수지 흑자국 대한 환율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대미 경상흑자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아울러 외환시장 불안정을 예방하기 위한 외환 건전성 규제도 강화할 필요성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 '예측불허'
아시아금융학회, 한국국제금융학회가 9일 서강대학교에서 공동 주최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와 한국의 대응방안' 주제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핵심을 예측 불가능성이라고 꼽았다.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협상 전문가라고 내세우는 것은 기존 공약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한 것도 고도의 게임이론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출범 초기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반(反)이민정책 등을 추진하며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결코 우발적인 것이 아닌 상당 기간 숙고해온 정책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미국 내 일자리 만들기 위해선 서비스업만이 아닌 제조업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확대 재정, 달러 강세가 불가피한데 무역적자의 책임을 중국 등에 돌리면서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경제학자들은 이런 정책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내각에 경영인들이 상당수 포함된 점만 보더라도 경제학적인 측면보다는 경영 전략에 가까운 정책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접근법에 비춰 미-중간 환율전쟁을 불사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중국도 최근 투자율이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수출이 안돼 애를 먹고 있는데 위안화 절하를 방어하느라 외환보유액 규모도 3조 달러가 깨진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중국을 상대로 환율조작국 지정을 강행한다면 기존의 기준을 바꾼다는 의미로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희율 경기대 교수도 "미국은 중국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 압력을 요구하는 측면에서 환율을 문제 삼고, 중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도모하고 통상 압박을 피하는 차원에서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며 그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지적했다.
◇대비 경상흑자 줄이고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유난히 상대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트럼프 행정부 정책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우리가 아무리 불황형 흑자라고 강조해봐도 GDP 대비 7%의 경상흑자 규모를 미국 측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방법으로도 설득할 수 없다"며 "통상 분야에서 가스·원유 등의 수입을 확대하는 동시에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 상황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황건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결국 미국 환율정책의 기본 문제는 경상수지와 관련된 사항"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정부도 LNG 수입 등의 정책을 고려하는 등 대미 흑자를 줄이는 방향의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행정 내각이 자리 잡아 정제된 정책이 나오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는 4월께 발표될 재무부 환율보고서가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보고 환율 심층분석국에 오르는 것을 피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자칫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왕윤종 SK경영경제연구소 고문은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것 자체가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에 어떤 형태로든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채희율 경기대 교수도 "외환시장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건전성 규제의 실효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wkpack@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