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록시' 원화의 강세 행진…엔화와 결별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원화의 강세 흐름이 심상치 않다.
아시아 국가 통화 가운데 대표적인 '프록시(proxy, 대리) 통화'로서 거래 유인이 지속하면서 그간 강한 연동성을 보이던 달러-엔 환율 흐름과도 디커플링이 강화되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달러 약세 스탠스가 부각된 이달 초부터 원화의 절상폭은 확대 추세다.
미국 달러 대비 절상률은 1.39%에 달한다. 이에 반해 엔화는 오히려 미 달러 대비 0.92% 절하됐다. 완전히 방향이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달러-엔 환율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 이후 상승하면서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원화는 오히려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원화의 절상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진다.
호주 달러(1.73% 절상)를 제외하면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역외에서 거래되는 중국 위안화(CNH)는 미 달러 대비 0.19% 절하됐고 싱가포르달러는 0.45% 절하됐다. 말레이시아 링깃 역시 미 달러 대비 0.43% 절하됐다.
유로화는 1.61%, 영국 파운드는 미 달러 대비 1.55% 절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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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상·하원 증언에서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는 매파적인 발언을 한 이후에도 달러-원 환율은 전일 4.80원 오르는데 그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4.50원까지 떨어졌다.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 대비 7.25원 하락했다.
이날 달러화는 이보다 더 떨어진 1,130원대 초반에서 출발했다.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엔화와 원화가 달러 대비 절하 속도에 있어 차이가 나고 있다"며 "엔-원 재정환율이 1,000원대가 깨진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보면 엔화 약세 대비 원화 약세가 느리게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데다 미일 정상회담 이후 엔화에 대해선 달러 롱베팅이 들어오는 반면 달러-원 환율은 1,150원대가 깨진 이후 롱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화 강세에는 프록시 헤지 통화로서의 원화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프록시 헤지란 유동성이 떨어지는 통화의 거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변 통화들과 동조화가 높으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다른 통화 자산을 헤지하는 거래를 말한다.
풍부한 유동성과 자본유출입이 편리한 원화의 특성상 중국 등 아시아 통화의 프록시 통화로 이용되기 쉽다. 위안화 인덱스 바스켓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연계성도 높아졌다.
지난 14일에도 대만계 보험사가 해외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대만달러와 함께 원화를 동반 매수하자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37.20원까지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가 크게 자극된 바 있다.
실제로 원화는 엔화와 디커플링되고 있는 반면 위안화와는 더욱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화별 상관계수(화면번호 6418)를 살펴봐도 달러-엔과 달러-원 환율은 3개월 기준으로 0.69, 1개월 기준으로 0.34, 일주일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0.19를 나타내면서 연동성을 줄이고 있다.
달러-위안(CNH)과의 상관계수는 3개월 기준으로는 0.55, 1개월 기준으로 -0.17을 나타냈으나 일주일 기준으로 0.79를 보였다.
상관계수가 1.0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움직임이 밀접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원과 달러-엔의 움직임이 점차 연동성을 줄인 반면 위안화와는 상관계수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외환딜러는 "프록시로 원화를 헤지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 등 수급적으로 달러 매도 우위가 나타난 점도 무시할 수 없다"며 "여기에 중국이 미국의 환율 조작국 이슈로 제재를 당할 경우 바스켓 통화인 원화도 당연히 위안화와 동반 가세를 보일 수 있다. 현재 달러-원 1,150원대 벽도 높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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