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2월 들어 달러화 가치가 다른 통화 대비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미 백악관이 무역 상대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다시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약 4%, 유로화 및 위안화 가치는 약 2% 상승했다. 대만 달러와 한국 원화는 각각 4%, 5% 넘게 올랐고 스위스 프랑도 2% 이상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가 환율 관련 비판을 했거나 비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국가의 통화들이 모두 강세를 나타낸 셈이지만, FT는 환율 조작을 둘러싼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월 들어 이들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화 가치가 약 2% 상승했기 때문이다.
FT는 환율조작이 환시에 끼치는 영향이 좀 더 명백해질 경우 트레이더들은 백악관이 구두 개입이 아닌 노골적인 액션에 나설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폴 램버트 환율 헤드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시장은 '반사적 반응(knee-jerk reaction)'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 제약회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하고 있는 일을 보고, 일본이 수년간 한 일을 보라"며 "그들은 (통화를) 절하하고, 머니마켓을 조작(play)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바보처럼 앉아있기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저평가된 유로화로 미국과 유럽연합 회원국을 착취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통화정책 비판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양적완화 정책이 통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오히려 미국이 최근까지 약 10년 동안 통화 약세에 따른 이익을 취했다"고 맞받아쳤다. FT는 실제로 연방준비제도가 금융 위기 이후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제이슨 도우는 만약 백악관이 한국과 대만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이후 (미국이) 무역과 관련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국가의 지정학적 문제까지 겹쳐 우려가 더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FT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위협에 스위스 중앙은행의 환시 개입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재무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을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상당한 경상흑자, 외환시장 일방향 개입 등 3개로 규정하고 있는데 스위스는 이 가운데 상당한 경상 흑자와 외환 시장 일방향 개입 2개 요건을 충족한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맥심 보터론 이코노미스트는 "스위스가 외화 매수를 지속하려면 국제적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라며 "미 재무부가 스위스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려 한다면 시장은 (스위스의 환율) 정책이 지속 가능한지 의심하게 될 것이며, 결국 환시 영향력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