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한다더니…한발 물러서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을 당장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던 엄포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선 태도를 보여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우려는 크게 줄어들었다.
23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CNBC에 출연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느냐는 질문에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절차를 준수할 것이며 그 전에는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인준을 통과한다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러겠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므누신의 태도는 달라졌다.
므누신 장관은 취임 이후 중국의 왕양(汪洋) 국무원 부총리,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샤오제(肖捷) 재정부장 등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하고 중국에 앞으로 보다 균형 잡힌 미·중 경제관계를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또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므누신 재무장관은 "재무부 내에는 거쳐야 할 절차가 있으며 (재무부는) 전반에 걸쳐 환율 조작 여부를 들여다본다"라며 "우리는 이 절차를 따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우리는 과거에 한대로 할 것이며 그 과정을 거칠 때까지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중국이 의도적으로 환율을 조작해왔으며, 취임 후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느냐는 질문에 "일단 대화하겠다"고 언급해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중국이 위안화를 의도적으로 달러화에 절하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을 조기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던 대통령의 공약을 일축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결국, 미 행정부가 현실을 인정하고, 정책과 인력 구축 부문에서 좀 더 전통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FT는 평가했다.
CNBC도 므누신 재무장관의 발언을 전하면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므누신이 절차를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한 가운데, 재무부가 제시한 기준에서 중국은 그 기준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월 재무부는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은 3가지 평가 기준에서 1가지에만 해당한다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작년 4월부터 ▲ 미국을 상대로 상당한 규모의 무역흑자 유지 여부 ▲ GDP 대비 3% 이상인 경상흑자 유지 여부 ▲ 자국 통화가치의 상승을 막기 위한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외환 시장 개입 여부 등을 평가해 기준에 부합할 경우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중국은 이 중 미국을 상대로 상당한 규모의 무역 흑자 유지라는 기준에만 부합해 한국, 일본, 대만, 독일 등과 함께 '관찰대상국'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중국의 경상 흑자는 2015년에는 GDP의 2.7%였으며, 작년에는 GDP의 1.9%로 떨어져 두 번째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또 인민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오고 있으나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위한 일방적인 개입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국은 작년에만 미 국채 1천880억 달러를 매도했고, 자국 통화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외환보유액 1조 달러를 소진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위안화를 방어하고 있다.
위안화는 작년 미 달러화에 거의 7% 가까이 하락했으나, 올해 첫 두 달간 1%가량 반등했다. 이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미 달러를 매도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린 덕이다.
씨티의 데이비드 루빈 신흥국 담당 헤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분명히 나머지 두 가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매튜 굿맨 아시아 경제 선임 고문은 므누신의 발언은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며 "그들이 (위안화에 대해) 좀 더 전통적인 자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재무부가 기준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씨티의 루빈 헤드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결정한다면 재무부가 기준의 정의를 수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SIS의 굿맨 고문도 므누신의 발언에도 트럼프가 중국 위안화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버렸는지 아닌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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