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깨진 '트럼프 레벨'이 주는 의미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소위 '트럼프 레벨'로 인식되던 1,128원 선 단기 바닥이 붕괴됨에 따라 달러-원 환율 하락세가 분기점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환시 뷰가 엇갈리는 시점이다.
27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화는 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1,127.60원 저점을 기록하면서 연저점을 경신했다.
1,128원 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당선되던 지난해 11월 9일 저점(1,128.70원)이자 반등 선인만큼 단순한 연저점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트럼프 당선 직후 불거진 재정 정책 확대와 기준금리 인상 속도전에 대한 기대가 3개월 만에 완전히 되돌려진 셈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서도 1,128원 선은 환시 참가자들의 굵직한 심리 변화를 나타낸 선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 기대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달러화는 1,110원대에서 롱 베팅이 일면서 급등했다. 옐런 의장의 연설 이후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매파적 해석이 가세하자 달러화는 같은 달 29일 장중 1,128.50원까지 오른 바 있다. 1,128원 선이 저항선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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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환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졌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의구심이 강해진 상황이라 달러화가 당분간 레벨을 크게 높이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바닥권이라는 인식에 저점 매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달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스탠스에 중대한 변화가 없는 한 또다시 신저점 시도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이들은 오는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서 세제개편안 등의 정책 내용이 일부 공개될 지 주목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세제 개혁에 대한 기대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세제 개혁 플랜에 아직 많은 작업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시사한 만큼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도 "므누신 재무장관이 달러 강세 지지 발언을 내놓기도 했으나 장기적이라는 단서는 여전히 달려 있어 단기 시계에서 달러 약세를 선호하는 트럼프 정부 기조는 달라진 게 없다"며 "트럼프 당선 당시 공방 구간인 1,128원 선을 전후로 장중 속도 조절과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등 시 매도 기조 유지하되 리스크 관리 마인드를 겸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환딜러들도 추가 연저점 경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달러화가 1,120원대 저점을 본만큼 저가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일단은 수급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및 채권 자금 등이 달러 공급 우위 장세를 유지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했으나 이후 달러 강세는 불편하다고 하면서 신흥국 통화들이 혼란에 빠진 상태"라며 "현재 수준에서 하단이 잘 지지가 되면 월말 지나 반등 시도도 나타날 수 있겠으나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도 달러화가 잘 오르지 못하고 있어 저점 1,120원대 초반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달러화가 바닥권에 거의 다 왔다고 보고 있지만, 수급상 공급 우위라 쉽게 롱포지션을 잡긴 힘든 시점이다"며 "달러화 바닥을 확인하려면 주식 자금들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헤지성 매수 물량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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