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환율에 은행 해외진출 전략 '빨간불'
  • 일시 : 2017-02-28 09:46:17
  • 널뛰기 환율에 은행 해외진출 전략 '빨간불'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수시로 요동치는 환율에 국내 시중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널뛰기할 뿐더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해외진출 확대 전략의 가장 큰 리스크로 불안정한 환율을 꼽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9일 1,149원을 기록한 후 작년 말 1,210원대까지 상승했다 최근엔 다시 1,120원대까지 밀리는 등 대내외 이슈에 따라 급등락세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하루 동안 달러-원 환율의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를 나타내는 '일중 변동폭'은 2014년 4.9%, 2015년 6.6%, 2016년 7.5%로 확대됐으며 올 1월에는 7.7%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4.7원으로 대폭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 등에 따라 환율이 널뛰기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이 트럼프발(發) 롤러코스터 환율에 부쩍 민감해진 것은 크게 성장한 해외 자산 때문이다. 해외 법인이나 지점에 납입하기 위해 조달한 달러 부채 등은 시장 환율에 따라야 한다. 현행 외환관리법은 자본금에 대해서만 조달 시점의 환율로 고정해 적용하고 나머지 모든 항목들은 시점에 따라 환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한 시중은행 글로벌담당 임원은 "신흥국의 경우 현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자본금 규모가 막대하고 주로 현지 통화로 교환해 지불하는 과정에서 환리스크에 노출되기 쉽다"며 "요동치는 환율로 환헤지도 쉽지 않아 자칫하다간 수백억원의 손실을 보는 은행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법인에서의 환리스크 문제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은행 중국 법인 상당수가 위안화 평가 절하로 환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중국 현지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대부분이 위안화 자산인데 이를 다시 달러로 바꿔서 회계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 중국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적자를 나타낸 법인도 있다.

    불안정한 환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BIS비율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보유 자산의 위험가중치가 늘어나면 BIS비율을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지 통화가 출렁이면 법인에서 이익이 나도 환율에 따라 손실이 나고 국내은행의 BIS비율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며 "올해 은행들이 해외진출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널뛰기 환율장세가 계속된다면 이익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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