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규돈 국금센터 원장 "中사드보복 맞설 레버리지 키워야"
  • 일시 : 2017-03-07 10:10:01
  • [인터뷰] 정규돈 국금센터 원장 "中사드보복 맞설 레버리지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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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통계로 보면 의미가 있습니까. 이건 무슨 시그널로 봐야 하나요"

    금요일 오후 퇴근이 임박한 시간이었지만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연구위원의 보고에 꼼꼼히 질문을 던졌다. 한차례 토론이 진행된 후에야 문이 열렸다.

    지난해 6월 취임했으니 원장으로 일한지 어느덧 7개월이 지났다. 그간 수많은 일들이 전세계에서 벌어졌다. 한시도 긴장을 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였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결정이 이뤄졌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예상치 못한 일도 벌어졌다. 좀처럼 동시에 겪기 어려운 블랙스완급 이벤트가 연이어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정 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신중함이 묻어났다. 인터뷰가 시작됐지만 정 원장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한 것은 30여분이 지나서였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 속에서 국금센터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유독 강조했다.

    이따금 짧은 대화가 오가더라도 이내 눈을 감고 집중했다. 꼼꼼하고 진지하다.

    정 원장은 7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와 관련해 "정치적인 문제와 달리 경제적인 부분만 놓고 보면 우리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며 "양회 기간이라는 시기적 요인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세 번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국내에서는 대응가능한 수준"이라며 "외국인 자본유출입 대한 컨틴전시 플랜도 세워놓고 있고,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원천징수세율 감면 조치 등 비상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이 돈 되게 돌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정 원장의 원칙이다. 돈이 본전이 되게 돌면 괜찮다는 의미라고 한다. 외국인의 돈이 다 빠져나가도, 우리 순자산이 감당할 수준이고, 해외에서 잘 벌고, 국내에서 잘 쓰여지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돈이 떼이고, 부실자산이 되면 가계부채 등의 문제가 생긴다. 결국은 돈이 돈 되게 돌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정규돈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31회에 합격하면서 공직을 시작했다. 옛 기획예산처에서 기금제도과, 금융기금과 과장을 거쳐 통계청 경제통계국장, 기획재정부 협동조합정책관, 대외경제국장을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장 등을 거쳤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후 7개월 동안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지난해 6월 하순 원장으로 오자마자 브렉시트가 났다. 여론조사에서는 안될 줄 알았는데 불안하긴 했지만. 이후 북핵실험도 계속 나오고 있고, 미국 대선도 있었다. 일종의 블랙스완 개념인 것 같다. 예상치 못한 긴급상황이 많이 발생했기에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에 참석해 대응과 보고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탄핵정국을 예상은 못했지만 앞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시각이 달라질 수 있어 TF를 만들어 지켜보는 중이다.

    --취임 후 바꾸거나 개선한 점이 있다면

    ▲매일 하는 일이 모니터링인데 궁금증이 생겼을 때 바로바로 풀어야 한다. 뜸 들이면 안된다. 그래서 매일 외신, 시장 속보를 내고 이슈 발생시 신속하게 TF를 짜서 움직인다. 뉴욕사무소의 외국인 소장이 매주 1건 보고했는데 이슈 있으면 사전에 외국 동향을 바로 보내달라고 한다. 이걸 긴급보고서(Instant Note)로 적시에 보고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외 불안요인에 대한 선제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예견되는 요인을 미리 선정해서 심층 분석하기도 한다.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 테스트하는 것이다. 작년부터 미국 금리인상, 새 행정부 정책, 중국 경제의 리밸런싱 동향을 보고 있다.

    --금융시장 최전선에서 겪는 애로사항은

    ▲시시각각 모니터링을 해야 해서 직원들 업무 피로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장기근무가 어렵고, 이직이 발생한다. 속보를 만들려면 밤에 나오고, 새벽에 나오니까 긴장도가 높다. 그런 점이 애로사항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한 판단은

    ▲결론적으로는 아직은 구체화되지 않은 듯하다. 오바마 케어도, 이민자 행정명령 효력과 금융규제도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다. 분명한 사실은 미국 우선주의인데 일단 나중에 타협하더라도 처음에는 공격적으로 미국에 유리한 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004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서전에도 언급됐다. 시장은 아직 긍정적이지만 부작용 측면은 반영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계속 있다.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데

    ▲현재 기준으로 봐서는 환율조작국 지정될 수 없다. 지금 외환시장 개입을 오히려 원화 약세를 억제하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 약세 유도 개입은 아니라고 본다. 현재 기준으로는 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환율조작국 기준을 바꾼다면 지정될 수 있겠지만 한국만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가 작년 10월에 3천600억달러여서 한국은 302억달러 밖에 안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환율조작국 지정 전략을 활용하는 실리는 무역적자 축소인데 한국만 지정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생각은

    ▲정치적인 것도 있겠지만 경제적인 것을 보면 (관광금지 조치는) 사드 보복조치보다 중국의 수입대체, 국산화 전략의 일환일 수도 있다. 우리가 레버리지를 높여야 한다.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 열도로 갈등을 겪어도 일본이 기술을 갖고 있고, 중국에 투자해서 중국이 필요한 물건(핵심부품 등)을 판다면 제재할 수 없을 것이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경쟁력이란 곧 차별성이다. 중국이 안쓰면 안되는 걸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안써도 되면 사드가 없어도 안쓰겠죠.

    전문가들은 중국 양회기간에 따라 대외 문제에 더욱 강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을 중심으로 정치적인 입지를 다져야 하는 양회 기간이라는 점을 보면 이후에는 누그러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중국이 예민한 시점인 만큼 즉각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미국 금리인상과 이후 주요 국가의 양적완화 가능성은

    ▲시장에서 두 번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주 들어 연방기금(FF) 금리선물로 봤을 때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금리인상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연동돼 미국 물가와 경기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유럽, 일본의 경기가 중요하다. 유로존은 경기 회복되고 있지만 네덜란드 등 선거가 있는데다 물가 상승이 경기가 좋아서인지, 유가 상승 때문인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보기에 빠른 금리인상은 쉽지 않다. 일본은 출구전략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일본은행(BOJ) 국채매입 여력이 내년에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

    외국 금리가 오르면 국내 투자자금이 이동하는지 모니터링할 것이다. 자본유출입 대한 컨틴전시 플랜도 세워놓고 있고, 외화유동성 상황은 물론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원천징수세율 감면 조치 등 비상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 올해 금리를 세 번 올린다고 하는데

    ▲시장에서는 아직 두 번이라고 하는데 자본유출이 꼭 금리만 갖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외환건전성, 단기 외채 등 대응가능한 범위내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심리적 요인도 유의해야 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돈이 많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니 심리적인 요인으로 더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 적도 있다. 심리는 그 때보다는 단단해졌다. 무역흑자도 그렇고, 순대외자산 스톡을 갖고 있어 외국인이 증권을 다 팔고 나가도 남는 게 있다. 외환수지가 중요하다. 돈 쓸 걸 벌어야 하는데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범위 내에서 경제 운용을 잘해야 한다. 금리, 환율도 시장에서 자동 조절되면 되고, 인위적인 평가절상, 절하나 통화완화 등을 하는 것은 나중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미세조정은 할 수 있겠지만 인위적인 가격 조정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어 근본적인 조정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눈여겨 볼 관심 사안은

    ▲은행권 관심사항인 도드프랭크법, 바젤Ⅲ 등 금융감독 규제, 4차 산업혁명과 금융 관련된 로봇어드바이저, 비트코인, 블록체인 등 핀테크 동향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앞으로 해외투자가 늘어나는 점에 대해 해외 신용분석, 각국의 리스크도 분석해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특정 국가에서 위험이 발생했을 때 전이 효과, 시나리오테스트 등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4월 위기설과 별개로 위기 가능성에 대한 각국 대응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각국 자료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 홍콩에도 통신원을 두기로 했다. 중국 금융시장 변화 등을 중심으로 해외와의 시차를 최대한 줄이는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는 차원이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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