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美고용호조에 "ECB 테이퍼링 '글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의 3월 금리 인상 전망이 한층 탄력을 받으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유로존의 긴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줄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당분간 미국 통화당국의 스탠스를 보면서 눈치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9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유럽 경제 지표 호조에도 유로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ECB가 긴축 시그널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ECB의 테이퍼링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미국이 실제 3월에 금리를 올리면 유로존에서의 급격한 자금 이동과 그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의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2월 민간부문 고용은 29만8천 명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인 18만8천 명 증가를 크게 웃돈 수치다. 달러화는 역외 환율을 반영해 개장 직후 전일 대비 11.70원 급등한 1,157.20원까지 올라섰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ECB가 정책 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달러 강세, 유로화 약세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유로존 내 기업 심리지수 개선과 대외수요 급증 등으로 인해 ECB는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연준의 기준금리 정상화가 유럽 자국 경제에 변동성을 줄 수 있을 가능성을 경계해 조심스러운 정책 스탠스를 보이고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 수단은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지표를 보면 ECB에서 긴축 사인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유럽 경제가 전반적인 '청신호'를 보내면서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유로존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지난 201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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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유로화 가치가 낮게 유지돼 유로존의 수출 증가율도 개선됐고 이에 따라 경상수지도 나아진 상황이다.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유로존 경기 전망지수는 브렉시트 결정 직후인 지난해 7월 저점 이후 상승세고, 유로존 실업률도 9.6%로 떨어졌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둔 가운데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상승은 기정사실로 된 상황"이라며 "ECB가 오히려 미국보다 선제적인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어 확신을 하고 포지션 플레이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ECB가 기존의 완화 정책을 유지해야만 하는 주요 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1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 상승에 그쳤고 국제유가 상승효과도 둔화되고 있다. 식료품 물가 또한 북반구 겨울이 지나면서 안정화될 여지가 있다. ECB가 주목하는 근원 물가 상승은 제한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의 선거를 앞두고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점도 ECB의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막을 수 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유로존 경제가 정치 이벤트 등으로 성장률이 정체되거나 떨어질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임금 상승률이 고점을 다시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로존의 물가상승이 하반기에 다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올해 ECB가 양적 완화 규모와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과거 미국 연준도 경제 지표 호조에도 신흥국 경기 불안과 자금의 급격한 움직임을 우려해 테이퍼링을 서서히 추진하고, 첫 번째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춘 바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 1월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제로(0)%로 동결하고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와 돈을 빌릴 때 부과되는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마이너스(-) 0.40%와 0.25%로 유지한 바 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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