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플라이언스 때문에"…외국계 딜러 옥죄는 '발톱조항'>
  • 일시 : 2017-03-10 10:21:16
  • <"컴플라이언스 때문에"…외국계 딜러 옥죄는 '발톱조항'>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대부분의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들은 강력한 내부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조항을 두고 있다. 돈세탁과 금리 조작 등 명백한 시장 교란 행위를 사전에 막으려는 의도지만 과도한 언로 차단과 직원 간 불신에 따른 스트레스, 시장 내 정보 불균형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임원들과 거액 자산을 다루는 직원들의 근로계약서에 '클로백(Clawback) 조항'을 넣는 경우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클로백 조항이란 발톱(claw)으로 긁어 회수하는 조항이라는 뜻이다. 직원의 실수로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거액의 손실을 회사에 안겨주었을 경우 이연 성과금을 삭감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영국과 유럽에서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12년 바클레이즈의 리보(Libor, 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파문과 HSBC의 멕시코 마약조직 돈세탁 연루, JP모건체이스의 파생상품 투자 실패 등 각종 불법 금융거래 등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기 위한 조치로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 크레디트스위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 모건스탠리,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주요 대형 투자은행들이 직원 채용 시 계약서에 클로백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클로백 조항은 언론과의 접촉을 막는 조항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해당 직원들은 언론에 컴플라이언스를 거치지 않고 접촉해 회사에 누를 끼칠 경우 해고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서약서에도 사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사규 행동강령에는 '지금 나의 행동이 다음 날 신문에 어떤 헤드라인으로 실릴지 언제나 심사숙고하고 행동하라'고 적혀 있기도 하다.

    문제는 이것이 실제로는 직원 간 불신과 심리적 위축, 정보 불균형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딜러들은 개별 거래 정보와는 관계없는 전반적인 시장 흐름이나 주요 환시 이벤트와 관련 전망을 공유하는데도 머뭇거린다. 시장 콘센서스를 파악하는 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는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업무에 있어 사소한 결정을 할 때도 자신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다른 직원에게 메일로 보내 기록으로 남겨두기도 한다"며 "타인이 나의 행동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를 남겨두기 위한 것으로 결국 스트레스만 남는 셈"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부작용 사례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튀어나오기도 한다. 일부 딜링룸에서는 딜러가 개인 휴대폰을 장중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자녀의 위독함을 알리려는 가사 도우미의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해당 규정을 일부 완화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딜링룸은 트레이더들이 출근 시 개인 휴대폰을 전용 캐비넷에 넣어두고 딜링룸을 벗어난 후에야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외부와 교류할 수 있는 메신저가 깔린 컴퓨터에는 키보드 설치를 금지한 곳도 있다.

    한 외국계은행의 인사 담당자는 "클로백 조항은 최근 몇 년간 계약서에 일반적으로 집어넣는 게 상례가 됐다"며 "불법 거래가 일어날 개연성이 있거나 거액 자산을 다루고 있어 은행과 고객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직원들에 한해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으나 본인 스스로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일종의 장치"라며 "감독 당국에서도 바라는 부분이라 관련 조항을 계약서에 넣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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