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G20서 美中 '높은 벽'만 확인 …경제외교 한계>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우리 경제가 당면한 최대 대외 현안인 G2(미국ㆍ중국) 리스크의 해결 실마리를 찾겠다던 포부를 안고 독일로 날아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차 독일 바덴바덴을 찾았지만 G2의 높은 벽만 실감하고 결국 빈 손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통상압박에 나서고,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미국의 마음을 돌리려는 시도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의 10분 면담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마저도 유의미한 진전은 없었다.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경제보복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지만 중국의 재정부장(재무장관)과는 만날수도 없었다. 중국 측이 만남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환율조작국 생각하기 싫지만"…美재무장관과 달랑 10분 면담
20일 기재부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지난 17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면담하고,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와 환율 등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전달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는 인구구조 변화와 저유가 등에 주로 기인하며 환율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며, 급변동 시 예외적으로 정부가 양방향 조치를 실시한다는 환율정책도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에 대해 "잘 알았다"는 수준의 대답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북한 금융제재에 최선을 다해 협력하자는 얘기를 했고, 환율보고서와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10분이었다. 통상 양자 면담이 30분가량 이뤄지는데 반해 이번 한ㆍ미 재무장관 면담은 이례적으로 짧았다. 므누신 장관의 일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지만, 환율조작국 문제에 그동안 사활을 걸고 대응해왔던 정부로서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중국과 북한을 사이에 두고 지정학적 중요성은 있지만,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우리나라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미국의 스탠스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미국 재무부 홈페이지를 살피면 므누신 장관은 G20회의 기간 동안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 무함마드 알자단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등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자료를 냈지만 우리나라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 공동선언문(코뮤니케)에서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내용이 미국 주장으로 제외되는 등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통상정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내달 초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 통상무역 관련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환율조작국 이슈를 비롯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도 도매금에 넘어갈 우려가 있다.
유 부총리는 독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조작국에 지정됐을 때를 대비한 대책 관련 질의에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며 "안 가본 길은 아니다. 다시 가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中 사드보복 거센데 재정부장 만나지도 못해
사드 보복조치 문제로 관심이 쏠렸던 한ㆍ중 재무장관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중국 측에서는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날 수 없다는 회신을 해왔다.
유 부총리는 "샤오제 재정부장은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와 달리 무뚝뚝한 스타일이었다. 제가 취임을 축하한다고 하면서 전임자와 회의를 많이 했다고 슬쩍 얘기도 했는데 (못 만났다.)"고 전했다.
비공식적으로 중국은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금지하고,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을 제재하고 있다. 통관절차를 지연시키고, 한한령(限韓令)을 내세워 문화 부문에서도 한류를 금지하는 등 무차별ㆍ동시다발적으로 우리나라에 보복조치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이 보복조치에 나서고 있는 점에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며 저자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실상 손 쓸 대책이 없다는 말이다.
이번 G20 회의를 계기로 추진된 한ㆍ중 재무장관 회담에서 정부는 정경분리 원칙 정도를 전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전혀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유 부총리는 "한한령도 분명 어딘가 실체는 있는데 법적 실체는 없지 않느냐. 법적 실체가 없는 것을 가지고 국가 간에 얘기할 수는 없다. 중국에서는 사드와 관계가 없다고 한다"며 기재부는 중국에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사드 보복에 따라 중국으로 수출은 1~2년간 3~7% 감소하고, 중국인 관광객은 최대 60%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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