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아직도 미국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전세계가 도널드 트럼프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미국 대통령 때문에 술렁이고 있다. 공개석상에서 막말을 서슴지 않을 뿐 아니라 행정명령 서명도 일사천리로 해버리는 즉흥적이고, 과격해 보이는 미국 대통령이다.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전세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미국의 경제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미국에 투자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새로 등장한 미국 대통령의 파격 행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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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포비아'에서 벗어나 미국에 투자하는 법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과 정책 불확실성에 휘둘리는 대신 트럼프 시대에 어떻게 안전하게 자산을 늘릴지를 냉철하게 따져보라고 말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던 투자 전문가가 전하는 트럼프 시대 투자 꿀팁 속으로 들어가보자.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 총액은 전세계 주식시장의 50%다. 그러나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투자'라고 하면 중국, 베트남, 브라질 같은 신흥국부터 떠올린다.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는 '대박' 투자를 추구하다 보니 선진국 투자는 성에 차지 않는다.(중략) 한국에 신흥국 펀드가 출시된 시점은 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다음이었다. 한박자 늦은 투자 결정은 백전백패다." p212
저자는 '신흥국 몰빵 투자'가 아니라 '선진국 분산 투자'가 정답이라고 강조한다. '분산투자야말로 이 세상에 유일한 공짜점심'이라는 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건강한 미국을 물려받았고, 그의 '미국 우선주의'는 투자자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정보가 풍부하고, 투명하게 공개되는 곳이며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저평가 우량주'다. 트럼프에 대한 과도한 불안과 위기의식이 투자자의 눈을 가리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에 대해 가장 예측 가능한 사실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저자는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그것이 트럼프가 미치광이거나 정신이 나가서가 아니라 트럼프 특유의 협상 전략임을 이해해야 한다. 트럼프의 막말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말을 바꿀 수 있다"라고 그는 평가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미국 투자의 기본은 달러화가 될 것이다. 저자는 달러-원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이 달러-원 환율 상승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더라도 금융시장은 정치적 의지가 아니라 자본의 흐름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달러화 가치는 미국 금리인상과 미국 경제 호조, 트럼프발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달러화 절상에 힘을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판단이다. 저자는 환율조작국 이슈에 대해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원하지 않고, 미국은 원한다는 가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트럼프와 중국은 모두 위안화 절상을 원한다고 해석한다. 그는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아야 한다. 위안화 하락을 막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막대한 기업부채(외화)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큰 흐름은 달러 강세와 위안화·원화 약세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운운하는 것은 내수용 인기 전략이며, 중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어려는 값싼 카드일 뿐이다. 적어도 환율 문제에서 트럼프와 중국은 같은 것을 원한다." p.135
저자는 미국 현지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4월보다 10월에 환율조작국을 지정할 확률이 높다고 예측했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협상 카드로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이용하고 있으며, 협상카드는 유효기간이 길수록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막말, 급진적 공약에 지나치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누차 강조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역발상'이다. 트럼프와 별개로 미국 펀더멘털에 투자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투자자들이 보는 미국 투자는 좀 더 공격적이어도 괜찮다고 그는 말한다. 한국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는 70% 이상이 부동산이고 나머지 30% 금융자산 중 절반은 예금이다. 해외투자 비중은 20%를 넘지 않는다. 투자 전략이 조금 공격적이어도 괜찮다는 말이다. 특히 미국 투자는 달러화로 이뤄지는 만큼 보험의 성격도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 특유의 개방형 경제구조에서 비롯된 주가지수와 달러-원 환율의 마이너스 관계 때문이다.
이 책은 미국 경제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대한 설명을 탄탄하게 이어간다. 차근차근 짚어주며 독자를 다양한 미국 투자의 세계로 이끈다. 전문가의 다양한 투자 경험이 녹아있는 투자법은 '몰빵'이 아닌 '안전빵'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한다. 트럼프 랠리가 아닌 미국 랠리를 봐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알려줄 뿐 아니라 불확실성을 딛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비법을 과감하게 제시한다.
양연정 저자는 실리콘밸리의 투자 전문가이자 헤지펀드 자산운용 서비스회사인 Fioneers Inc.의 대표다. JP모간체이스증권 서울과 홍콩지점을 거쳐 세계은행 투자 컨설턴트, 호주뉴질랜드은행(ANZ)에서 채권트레이더로, 세계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PIMCO)의 미국 회사채 분석 담당으로 근무한 바 있다. 노련한 투자 전문가답게 자산배분과 분산투자의 원칙만 지켜도 성공적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을 읽고 나면 트럼프 포비아와 저금리에 몰려있는 한국 투자자가 뭘 해야 하는지 넓은 시야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달러화부터 미국에 상장된 부동산 ETF까지 미국 투자에 대한 팁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 가격 1만5000원, 쌤앤파커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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