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환율조작국 지정 안하는 이유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발표될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이는 자신의 핵심 공약을 깨뜨리는 것이지만, 대신 북핵 문제 등 다른 부문에서 중국을 압박해 실익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다른 무역 문제나 지정학적 우려와 같은 더 긴급한 사안에 대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자산"을 얻기 위해 자신의 핵심 공약을 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도와주면 더 우호적인 무역협상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는 "나는 그에게 말했다. '우리가'(무역적자가) 계속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지 않느냐. 그러나 거래를 원하느냐? (그러면) 북한 문제를 해결해라'라고 말했다"라며 "이는 무역적자를 겪어도 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며, 내가 통상 얻을 수 있는 정도의 훌륭한 무역 거래를 얻지 못해도 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북한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대가로 무역적자 문제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며 이는 중국이 환율 조작을 중단했기 때문이며,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과 협력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지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중국과의 북핵 논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적자보다 북핵 문제를 더욱 우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협상에 나설 뜻을 재차 강조한 것은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등의 문제로 러시아와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테러 금융과 사이버 안보 등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전략적 이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갈등보다 협력을 통해 이를 돌파하겠다는 뜻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당장 다음 주 워싱턴에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트럼프 정부가 보호 무역주의에 대한 위협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글로벌 경제 문제에 대해 다소 온건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오바마 행정부와 조지·W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관료를 지낸 매튜 굿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 외교 정책의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행동할 것이라는 점을 잠재적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한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현실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2년간 위안화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1조 달러가량의 외환보유액을 소진했다.
실제 트럼프도 지난 몇 개월간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히 해당 카드를 버린 것은 아니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지속하면 미국은 장기적으로 위안화가 절상될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 중국의 환율 조작 관행을 부당한 보조금으로 분류해 이러한 행위에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대만 등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언급된 나라 중 어느 나라도 미래에 자국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면 해당 관세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해당 제안을 옹호하는 이들은 환율을 조작하는 나라에 충분한 제재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 조작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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