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작국 벗어난 中…한국도 피할 수 있을까>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지정 가능성도 덩달아 낮아졌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대규모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 등을 타깃으로 잡은 미국이 상대적으로 대미흑자가 적은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13일 외신 및 정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밤 백악관에서 가진 월스트리트저널(W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환율 조작국이 아니다. 이번 주 예정된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환율조작국 이슈가 누그러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이 내세운 공약과 발언들을 거둬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상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중국은 미국의 교역촉진법(BHC법)상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 세 가지 요건 가운데 한 가지만 해당됐다. 객관적 자료로 중국을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작년 말 기준 대미 무역흑자는 3천470억 달러로 기준인 200억 달러의 17배가 넘지만, 전체 경상수지는 국내총생산(GDP)의 0.4%에 불과해 기준 3%를 밑돌고 있다.
외환보유액 증감으로 단순 계산한 시장 개입 규모도 달러 순매수가 아닌 순매도 방향으로 GDP의 1.8%를 썼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작년 일 방향 매수 개입을 제외한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중국보다 요건상 환율조작국에 가깝긴 하지만, 데이터상으로 조작국은 아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용도 폐기된 1988년의 종합무역법을 근거로 중국과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일단 4월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조작국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얘기가 된 것 같다"며 "중국의 환율조작국 이슈는 협상용 카드였다. 우리나라도 조작국에는 빠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HC법상 심층분석국 요건이 바뀔 수도 있는 등 10월에 재차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가능성은 적어졌지만, 유럽발 리스크가 부각돼 달러화가 오르면 10월에 다시 조작국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당국 역시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조작국에 지정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불투명한 측면이 있어서 환율조작국에 지정될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환율조작국 이슈가 잠잠해지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판단했다. 미ㆍ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화 강세 압력이 줄어드는 등 이미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설령 우리나라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더라도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장 미국이 제재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1년간 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환율 정책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문홍철 연구원은 "1년이 지나도 개선이 없으면 미국 정부 조달시장에 진입이 금지되는 등의 제재가 있지만, 직접 적으로 무역협정과 연계한 시정 노력 정도가 있다"며 "이마저도 그동안의 트럼프 보호무역 압력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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