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환율조작국 피했지만…하반기 우려는 진행형>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우리나라가 정치적 판단에 따라 환율조작국(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최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에 의해 예상된 결과다.
당분간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운용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오는 10월 나올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재차 조작국 이슈가 불거질 수 있는 점은 부담스럽다.
미국 재무부는 15일 작년 한해 동안 우리 외환당국이 순매도 방향으로 66억 달러 규모의 환시 개입을 단행했다고 추정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수준이다.
달러 일 방향 매수개입 요건(GDP 2% 이상)에 해당하지 않아 교역촉진법(BHC법)상 심층분석대상국에 지정되지 않았다.
200억 달러 이상 대미 무역흑자와 GDP 3% 이상 경상흑자 요건은 충족돼, 지난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에는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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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는 우리나라가 양방향 개입을 통해 작년 한해 총 66억 달러를 순매도했고, 하반기에는 24억 달러를 순매수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중국발(發) 금융불안이 불거지며 달러-원 환율이 한때 1,240원을 넘는 고공행진 상황에서 외환당국은 100억 달러 이상 매도 개입에 나섰다.
7~9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파장이 급격히 누그러들면서 달러화가 1,089원으로 급하게 밀릴 때는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1,200원을 웃돌기도한 11~12월에는 달러를 순매도했다.
주로 대외적 충격에 따른 환율 급변동 시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을 했다.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환율 조작국이 아니다. 이번 주 예정된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우리나라의 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덩달아 낮아진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환율조작국 우려가 줄어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이 내세운 공약과 발언들을 거둬들이면서 관련 이슈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환율조작국 이슈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재무부가 여전히 원화 가치는 절상돼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보고서에는 "한국은 비균형적(asymmetric) 외환 개입 기록을 가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원화가 저평가됐다고 평가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 "외환 운영은 완전히 투명해야 하며 거시건전성 또는 자본흐름 조치가 환율을 목표로 하면 안된다", "한국은 환율의 유연성을 높이고 개입 관행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을 촉구한다"는 말도 있다.
아울러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역 불균형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가 줄어들지 않으면 미국의 압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280억 달러고,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7.0%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예측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GDP의 5%(810억 달러)다. 하반기 보고서에서도 관련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ㆍ통상에서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환율조작국 이슈는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수도 있다.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한 바 있다.
BHC법상 심층분석국 요건이 바뀔 수도 있고, 하반기 원화 절하폭이 커지면 조작국 문제는 더 민감해질 수 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유럽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달러화가 점차 오르기 시작하면, 원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다시 조작국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 고위 관계자도 "하반기 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환율정책을 지속 설명하고, 무역흑자 축소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1~2월 대미 무역흑자는 38억8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25.0% 줄였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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