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겠다"…기재부ㆍ한은 '환율조작국 노심초사' 넉 달>
  • 일시 : 2017-04-15 09:00:12
  • <"담배 끊겠다"…기재부ㆍ한은 '환율조작국 노심초사' 넉 달>



    (서울ㆍ세종=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김대도 기자 =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컸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담배를 끊겠다는 약속도 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국제금융라인 관계자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자국우선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천명하고,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을 환율조작국이라는 올가미로 가둬두겠다고 공공연히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올초부터 중국에 이어 환율조작국 타깃이 우리나라로 옮아 오면서 국제금융라인 관계자들의 긴장도는 극에 달했다.

    무엇보다 국내적으로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함께 대외적으로는 환율조작국 여부가 '4월 위기설'의 진앙으로 꼽히면서 어떻게 해서든 지정을 피해야 한다는 절박감은 컸다.

    환율조작국을 피할수만 있다면 담배라도 끊겠다는 기재부 고위 당국자의 말 속에서는 스트레스의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갈 정도였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가 14일(현지시간) 내놓은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환율조작국을 의미하는 심층분석대상국이 아닌 종전과 같은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유지됐다.



    ◇유일호, 전화ㆍ면담ㆍ서신 '총망라' 대응

    우리 경제의 콘트롤타워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환율조작국 이슈는 반드시 돌파해야 할 최대 과제였다.

    가뜩이나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굴레가 씌워져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의 희생양이 되면 수출 등에서 타격이 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유 부총리는 전방위적으로 뛰었다.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미국 재무부를 상대로 한 설득에 주력했다.

    지난달 2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처음으로 통화해 우리나라의 외환ㆍ환율정책은 물론 통상정책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특히 환율정책은 철저하게 시장에 가격 형성 기능을 맡겨두고 있으며 변동성 확대시에만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양자회담을 갖기도 했다.

    므누신 장관의 바쁜 일정 탓에 10분 면담에 그쳤지만 유 부총리는 짧은 시간에도 환율정책과 양국 정책 공조 필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서한도 보냈다.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담았다.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앞둔 이달 13일 저녁에 므누신 재무장관과 또 다시 통화해 이해를 구했다.

    므누신 장관은 유 부총리의 적극적인 설명에 크게 감사하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므누신 장관은 다음주부터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서 다시 만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외 실무 레벨은 송인창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의 몫이었다.

    수시로 미국 재무부 실무자들과 상시적으로 네트워킹을 유지했으며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하면서 끊임없이 설득 작업을 벌였다.

    기재부 국제금융라인 실무 총책을 맡고 있는 황건일 국제금융정책국장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기 위한 각종 논리와 수치를 만들어 내는데 최선을 다해왔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미국 재무부 실무진이 대만을 찾으면서도 한국은 방문국에서 제외했다"며 "한국의 외환, 환율정책에 대해서는 더이상 듣지 않아도 될 만큼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기재부ㆍ한은 실무진도 한 몫

    최전선에 섰던 기재부와 한은 국제금융라인 실무진들도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가 "환율조작국은 대만, 한국"이라고 보도했을 때 그대로 두면 안된다고 격앙했다.

    무엇보다 오래전에 나온 미국 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까지 여론을 돌리려는 것에 대한 의도도 의심했다.

    "대응해야겠죠?". "마침 전화를 잘했습니다. 공동 대응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재부 외화자금과와 한은 외환시장팀이 긴급하게 통화를 주고 받았다.

    곧바로 FT에 보낼 항의 서한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재부 대변인과 한은은 공보관 명의로 서한을 발송했다.

    빠른 대응은 효과적이었다. 이튿날 FT는 우리 측의 항의 서한을 그대로 실어줬다. 우리의 입장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한 대응 논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미 재무부 실무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부분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파악하는 것도 주요 업무였다.

    특히 미 재무부에 영향력이 있는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 연구소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과 설득작업도 병행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강경한 무역, 환율정책에 맞설 방법은 우리 상황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었다"면서 "향후 우리가 어떤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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