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사자'에 놀란 서울환시, '공급우위' 수급구조 달라지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소위 '밀림사자'로 불리는 저가매수 심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밀림사자'는 채권시장에서 가격이 조금이라도 밀리면(내리면) '사자(매수)'로 대응하는 경우를 관용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외환시장에서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 기반한 수출업체 네고물량 중심의 공급 우위 장세가 약해지고, 저점 매수로 반전을 맞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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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환율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6월 이후 1,110원대에서 1,140원대로 슬금슬금 올랐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가 지지력을 보인 것은 강도높은 롱플레이가 아니라 저점 매수 때문이라고 짚었다.
개장가가 하락하더라도 저점 결제수요 등이 탄탄하게 받쳐주면서 종가는 개장가보다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평가다.
서울환시의 달러 매도를 주도하던 수출기업의 네고물량은 다소 줄어든 형국이다.
경상수지 흑자만 해도 축소 기조로 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75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987억달러에 달했던 지난해 연간 흑자보다 200억달러 넘게 줄어든 수치다.
반면,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수요, 외국인 배당지급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은 늘었다.
해외투자 자금은 주로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가 압도적이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해외투자금액 20조7천억원과 채권 환헤지 언와인딩 13조1천억원을 합쳐 약 33조8천억원(290억달러)의 외화 수요를 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인 배당금 지급도 늘었다. 배당 확대 정책 등으로 인해 올해 3~4월 본원소득 지급 금액은 올해 93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올해 4월까지 해외증권투자금액은 277억달러로 같은 기간 경상흑자 234억달러를 넘어섰다"며 "아직 대다수의 투자자가 환헤지를 하지 않아 외환수급 영향이 미미하지만 국민연금은 적립액 증가, 해외투자 비중 상향, 환헤지를 하지 않는 특성상 본격적인 외환시장 수급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보험회사 등 해외 장기 투자 기관들이 환헤지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경우 달러 매수세가 더욱 탄탄해질 여지도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국내 현물환시장은 보통 수출업체들로 인해 달러 매도가 많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는 헤지 때문에 악재가 나오면 급등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달라졌다"며 "역외 유동성은 현저히 떨어지고, 현물환 시장은 그다지 숏포지션이 아닌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현물환시장에서 완전히 상승장으로 기운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이 과거와 달라진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환딜러는 "코스피가 2,400선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을 때도 현물환 환율은 개장가보다 높게 끝났다"며 "이제 수출업체들도 달러화가 오르면 팔겠다는 입장이어서 예전처럼 매도 물량이 집중되는 분위기를 보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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