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변동 줄이는 '달러예금' 메커니즘…당국 시름 덜었다>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환율 변동성을 줄여주면서 외환당국이 환율 관리에 한시름 덜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급하게 오르면 쌓아둔 외화예금에서 달러를 풀어 매도하고, 반대로 달러화가 밀리면 매도 타이밍을 늦추거나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이 정형화된 영향이다.
무엇보다 외화예금 규모 자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로 적립된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 5월 말 기준 595억8천만 달러로, 5월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 3천784억6천만 달러의 15.7% 수준에 달했다.
지난 2014년부터 작년 말까지 달러예금은 360억 달러, 472억5천만 달러, 496억6천만 달러로 빠르게 늘었고, 외환 보유액 대비 비중도 9.9%, 12.8%, 13.4%로 급증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올해 6월까지 6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흑자 폭이 더욱 커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동남아시아(아세안)와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늘어났고, 저유가로 대중동 적자가 크게 감소했다. 2013년 990억 달러에 이르렀던 원유 수입액은 작년 442억 달러로 급감했다.
절대 규모에서는 미흡하지만 개인의 달러 예금 증가 속도가 빠른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지난 2015년 12월 62억3천만 달러에서 올해 5월 105억1천만 달러로 68.7%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은 19.6%(410억2천만 달러→490억7천만 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5년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통화 긴축의 첫 발을 뗀 직후부터 개인예금이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달러 강세를 기대하며 재테크 목적으로 달러 예금을 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진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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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 추세인 외화 예금은 환율 등락에 따라 감소와 증가가 반복되는 패턴도 발견됐다.
예컨대 작년 2월 말 달러-원 환율이 1,230원대에 있을 때 기업과 개인의 달러 예금은 425억 달러 수준이었다.
3월 말과 4월 말 달러-원 환율이 1,153원대와 1,143원대로 밀리면서 달러 예금은 각각 482억 달러와 516억 달러로 많아졌다.
방향성뿐만 아니라 환율 등락 속도에 따라 예금 증감 폭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 1,208원대에서 1월 말 1,157원대로 급락하자, 달러 예금은 496억 달러에서 552억 달러로 늘었다.
2월 말과 3월 말 1,132원과 1,116원으로 환율이 빠지면서 달러 예금도 각각 579억 달러, 601억 달러로 증가했다.
황건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이 지난 1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민간 외화예금 통계를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황 국장은 "환율이 떨어지면 팔지 않고 있다가, 달러-원 환율이 올라가면 판다"며 "민간 부문이 완충 작용을 한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개입한다고 하는데, 자동 버퍼를 두고 있는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서울외환시장 외환딜러들도 외화예금이 종종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레인지에서 벗어나 레벨이 바뀌는 경우에 지점으로부터 주문이 들어오는 편이다"며 "달러-원 환율이 낮을 때 매수가 많았다. 시장 흐름을 바꿀만한 규모는 아니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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