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100원 가나-④> '바이코리아'와 국민연금
(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일 저점을 낮추고 있는 데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외국인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도 한 몫하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국인을 중심으로 공급 우위의 수급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물론 수입업체들의 결제 수요와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맞서고 있어 연저점 수준까지 밀리고, 1,100원 선을 뚫고 내려서는 상황은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 글로벌 긴축 우려에도 '바이코리아'
최근 달러-원 환율의 급락에 있어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오히려 국내 주식과 채권 매수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2주 동안 국내 상장채권을 연속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잔고는 약 101조6천억 원에서 105조8천억 원으로 4조 원 넘게 늘어났다.
지난 3일 프랭클린 템플턴으로 추정되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하루 만에 약 2조7천억 원 가량의 자금이 순유출됐으나 그 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
*그림1*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도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2천300억 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이전 2주간의 순매수액 약 4천500억 원의 3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외국인들이 채권과 주식의 매수 규모를 늘리는 사이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고점인 1,157.40원에서 1,118.20원으로 약 40원 가까이 급락했다.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었던 셈이다.
A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코스피가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글로벌 시장 분위기가 위험 선호로 기울면서 국내 시장에 계속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수급 상황만으로 달러-원 환율의 급락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주요 요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국ㆍ국민연금ㆍ결제 수요
달러화 하락세를 제한할 요인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외국인 자금 유입에도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선으로 하락한다고 단언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저점 매수세다.
달러화가 새로운 저점을 테스트할 때 등장해 하단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지난 21일 1,118원대에서 마감하기 전 수차례 1,120원을 하향 돌파하려 했으나 그때마다 저점 매수세가 나오며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 물량도 달러화가 급락하며 변동성이 커질 때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달러화가 급락할 때 외환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봤다.
B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21일 달러화가 1,120원 밑으로 내려갈 때도 1,120원대 초반에서 R비드(천만달러 이상 주문)가 나왔다"며 "결과적으로는 1,120원 선이 뚫렸지만,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개입 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주목할 만하다.
막대한 기금을 운용하는 만큼 해외투자 증가분만큼의 달러화 수요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단순히 해외투자 비중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해외채권 환 헤지 비율을 올해 말 50% 그리고 내년 말 0%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운용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헤지 비율은 81.2%로 이미 지난해 말 100%에서 크게 줄었다.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투자금액이 약 202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약 38억 달러의 헤지 포지션이 언와인딩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앞으로 나머지 164억 달러가 2018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언와인딩될 예정이다.
이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경우 달러-원 환율의 하락 추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 확대보다 환 헤지 정책변화가 더 중요하다"며 "국내 연간 경상흑자 규모가 700억~900억 달러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환 헤지 언와인딩으로 인한 선물환 매수세는 규모가 커 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bykoo@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