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유로화 급등에 '골머리'…"테이퍼링 계획 차질"
  • 일시 : 2017-08-07 08:55:49
  • ECB, 유로화 급등에 '골머리'…"테이퍼링 계획 차질"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유로화 가치가 3년래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에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과 ECB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축소)에 대한 기대감, 미국 달러화 가치의 하락이 맞물리면서 유로화 가치가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 때문에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억제돼 ECB의 테이퍼링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됐다고 7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포르투갈 연설에서 예상보다 일찍 테이퍼링을 시사한 뒤 유로화 실질실효환율은 약 4% 상승했다. 유로존이 테이퍼링으로 시장에 풀린 돈을 흡수하면 유로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시장은 판단한 것이다.

    ECB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한 지난 2015년 3월 이래 유로화 가치는 계속 억제된 상태였지만 올해에는 주요 10개 통화(G10)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유로화의 실질환율은 올해 7% 올라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8개월래 최고치에 이르렀다.

    하지만 ECB 입장에선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면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더욱 압박을 받는다는 게 문제다. 올해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1.6%에 머물러 목표치인 '2% 바로 아래'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로화 가치마저 뛰면 ECB의 테이퍼링 속도는 둔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독일계 투자은행 베렌버그의 칼룸 피커링 연구원은 "환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피커링 연구원은 ECB의 현재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드라기 총재의 포르투갈 연설 이전에 작성된 것이라며 유로화 가치가 급등한 여파로 유로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2018년까지 0.2%포인트, 2019년까지 0.4%포인트 깎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는 상당한 충격"이라며 유로화 가치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ECB의 테이퍼링 속도는 내년에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타하 사에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환율 변동의 가장 큰 충격은 내년 상반기에 나타날 것"이라며 "약 0.2%포인트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깎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사에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환율이 급등한들 ECB가 테이퍼링 계획 자체를 폐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ECB는 점진적이고 여러 의견을 고려한 테이퍼링 접근법을 보여줄 것"이라며 "올해 가을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한 뒤 내년 상반기부터 (현재 600억유로 규모인) 월간 매입액을 400억유로로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는 한발 더 나아가 현재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오르는 흐름이 곧 뒤집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BAML은 시장은 ECB의 긴축 속도를 과대평가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유로존과 미국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흐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BAML은 "최근 경제지표는 이미 달러-유로 환율의 하방 리스크를 가리키고 있다"며 "우리는 ECB가 올해 가을부터 테이퍼링을 '아주 천천히' 시행해 내년 말까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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